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게임 공약을 발표하자 더불어민주당이 비판에 나섰다. 윤 후보의 공약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약과 비슷하고 일부는 실정과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게임 관련 법을 다수 발의했던 이상헌 민주당 의원은 12일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후보의 게임 공약 발표, 아주 실망스러웠다"며 "소비자 권익 보호에 방점을 뒀다고 하는데 저와 이 후보가 여러 자리에서 강조했던 얘기"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기존의 왜곡된 시선은 바뀌어야 한다"며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게임 소액사기 전담기구 설치 △e스포츠 지역연고제 도입 △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 등 네 가지 공약을 발표했다.
이 의원은 윤 후보의 공약 중 장애인 게임 접근성 불편 해소 공약에는 "훌륭한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확률형 아이템과 지역연고제 공약에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1대 국회에서는 제가 처음으로 이 내용을 담은 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국정감사에서도 질의와 함께 참고인까지 부르는 등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왔다"며 "권익 보호에 이어 확률형 아이템 문제까지 그대로 차용하신 점은 아무래도 신선함이 떨어지긴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내 자율규제 법제화가 진행됐던 점에 대해 이용자들에게 사과부터 하고, 당내 의견들을 한군데로 모으는 것부터 하셔야 하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앞서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1월 23일 자율규제에 힘을 싣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골자는 자율 규제를 장려한다는 내용이었지만, 현행과 차이가 전혀 없다는 지적을 받자 18시간 만에 철회했다. 이 의원은 이런 점을 지적하며 이용자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지역연고제와 관련해선 실정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나 중국에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실정에는 잘 맞지 않는다"며 "우리나라, 특히 e스포츠는 기업의 후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미국보다 인구의 수도 훨씬 적고, 그마저도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다"며 "만일 지역연고제를 강제로 도입한다면 무늬만 그 지역팀들이 매우 많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e스포츠 팀의 특성을 언급하며 지역연고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오늘 윤 후보께 질문한 기자 중 e스포츠를 아주 좋아하는 분이 있는데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그 기자는 쵸비 선수를 아주 좋아해서 한화생명을 응원했는데 이번 시즌 쵸비가 젠지로 이적하자 바로 젠지팬이 됐다"며 "특정 게임단을 좋아하기 때문에 거기에 소속된 선수까지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을 보고 응원을 기대한다? e스포츠의 특성을 너무 모르는 반증"이라고 밝혔다.
게임 전문 매체 인벤과 인터뷰를 윤 후보가 부정한 사실도 비판했다. 이 의원은 "그 매체는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들이라면 한 번씩은 들르게 되는, 커뮤니티까지 활성화돼 있는 아주 큰 곳"이라며 "해당 매체는 물론, 게임인들을 무시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윤 후보가 출연을 검토 중인 '김성회의 G식백과' 등을 예로 "게임 분야에 목소리를 내고 싶다면 오늘 같은 일방통행 식 공약 발표가 아닌 게임 전문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해서 공약과 비전을 말씀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