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구진이 MRAM(자기저항 메모리)을 기반으로 한 ‘인-메모리’(In-Memory) 컴퓨팅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12일(영국 현지시간)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정승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이 제1저자로, 함돈희 종합기술원 펠로우 및 하버드대학교 교수와 김상준 종합기술원 마스터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아울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반도체연구소, 파운드리사업부 연구원들도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했다.
기존 컴퓨터는 데이터의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 칩’과 데이터의 연산을 책임지는 ‘프로세서 칩’을 따로 나눠 구성한다.
‘인-메모리 컴퓨팅’은 메모리 내에서 데이터의 저장뿐 아니라 데이터의 연산까지 수행하는 최첨단 칩 기술이다. 메모리 내 대량의 정보를 이동 없이 메모리 내에서 병렬 연산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현저히 낮아 차세대 저전력 인공지능(AI) 칩을 만드는 유력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비휘발성 메모리인 MRAM은 데이터 안정성이 높고 속도가 빠른 장점에도 불구하고, 낮은 저항값을 갖는 특성으로 인-메모리 컴퓨팅에 적용해도 전력 이점이 크지 않아 이를 구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삼성전자 연구진은 MRAM의 한계를 기존의 '전류 합산' 방식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저항 합산' 방식의 인-메모리 컴퓨팅 구조를 제안함으로써 저전력 설계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MRAM에 기반한 인-메모리 컴퓨팅 칩의 성능을 인공지능 계산에 응용해 숫자 분류에서는 최대 98%, 얼굴 검출에서는 93%의 정확도로 동작하는 것을 검증했다.
이번 연구는 시스템 반도체 공정과 접목해 대량 생산이 가능한 비휘발성 메모리인 MRAM을 세계 최초로 인-메모리 컴퓨팅으로 구현하고, 차세대 저전력 AI 칩 기술의 지평을 확장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아울러 연구진은 새로운 구조의 MRAM 칩을 인-메모리 컴퓨팅으로 활용할 뿐 아니라 생물학적 신경망을 내려받는 ‘뉴로모픽 플랫폼’으로의 활용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정승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은 ”인-메모리 컴퓨팅은 메모리와 연산이 접목된 기술로 사람의 뇌와 유사한 점이 있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실제 뇌를 모방하는 뉴로모픽 기술의 연구 및 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