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총량 예외 인정에 시중銀, 한국씨티은행 신용대출 ‘눈독’

입력 2022-01-13 16:46 수정 2022-01-1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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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성장 제약에 9兆 대출 물량 확보 경쟁 치열해질 듯

시중은행들이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대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소비자금융에서 철수하는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대출 고객이 다른 은행으로 갈아탈 경우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대출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업무의 단계적 폐지를 결정함에 따른 이용자 보호 방안을 내놓았다. 한국씨티은행은 대출 상품의 경우 만기일시상환 대출 등 만기연장 대상 대출에 대해 고객이 원하는 경우 2026년 말까지 만기를 연장하고, 2027년 이후에는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하되 상환 기간을 최대 7년까지 부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결국, 신용대출 고객은 5년 간 만기연장을 한 후 상환에 돌입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용자 보호를 위해 한국씨티은행 신용대출 고객에 한해 다른 금융기관으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국씨티은행에서 신용대출을 한 고객이 다른 은행으로 대환대출할 경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총량관리, 신용대출 한도 제한 등 가계대출 규제에서 예외로 인정하기로 결정하며 한국씨티은행 신용대출 고객의 대출 연장의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이 같은 금융당국의 결정에 가계대출 부문의 성장에 제약이 있는 시중은행들은 모든 가계대출 관리에서 예외로 인정받는 한국씨티은행 신용대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목표 증가율은 전년 대비 4~5%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에서 제외됐던 전세자금대출마저 다시 규제 대상으로 포함되면서 더욱 가계대출 부문의 성장은 어렵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이라서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규제에 포함되지 않는 한국씨티은행 신용대출 대환 수요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총 여신은 24조3000억 원으로, 이 중 신용대출 규모는 약 9조 원가량으로 알려져있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신용대출 잔액인 140조 원의 6.4%에 불과하지만, 신용대출을 늘릴 수 없는 시중은행으로선 매력적인 물량이다.

결국, 시중은행은 향후 한국씨티은행 신용대출의 대환대출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는 등 이 대출물량을 유치하기 위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중은행이 당장은 한국씨티은행 신용대출을 가져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대출자가 대환대출을 한다고 해도 시스템상으로 한국씨티은행의 대환대출인지 알기 어려워 별도로 대환대출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지침이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라며 "다만, 씨티은행 신용대출자가 대환대출을 할 때에도 어느 대출인지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안돼 이 부분을 당국과 협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대출 대환은 시스템 마련 등이 끝나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제외)예외 인정은 올해 7월부터 이뤄질 예정”이라며 “한국씨티은행이 내부 준비를 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며, 영업점 폐쇄는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인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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