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은 카카오, 계열사 상장 줄연기

입력 2022-01-14 13:48 수정 2022-01-1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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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노조, 스톡옵션 매도제한 이어 신뢰회복위원회 구성 촉구

▲카카오 판교오피스.  (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 판교오피스. (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도 논란이 카카오 공동체의 상장 연기까지 불러왔다. 카카오 공동체 얼라이먼트센터가 경영진의 주식 매도 제한 규정을 신설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상장 재검토는 막지 못한 모습이다.

카카오는 14일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공동체 상장 준비와 관련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해 공동체의 상장 관련해서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전날 전 계열사 임원 주식 매도 규정안을 마련하고 이를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신설된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카카오 계열 회사의 임원은 상장 후 1년 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다.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받은 주식에도 예외 없이 매도 제한을 적용한다. 적용 시점은 증권신고서 제출일로부터 상장 후 1년까지다. 특히 CEO의 경우 매도 제한 기간을 2년으로 확대해 제한한다. 임원들의 공동 주식 매도 행위도 금지된다.

또 상장사 임원 주식 매도에 대한 사전 리스크 점검 프로세스를 신설했다. 앞으로 임원이 주식을 매도할 경우 1개월 전 매도 수량과 기간을 미리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와 소속 회사의 IR팀 등에 공유해야 한다. 주식 매도 규정은 계열사를 이동해 기존 회사의 임원에서 퇴임하더라도 적용된다.

이는 카카오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제안한 스톡옵션 매도 제한에 따른 것이다. 노조는 류영준 카카오 CEO 내정 취소에 대한 후속대책으로 △임원진의 스톡옵션 매도 일정기간 제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강화를 위한 내부 점검 프로세스 강화 등을 주문했다.

노조는 카카오 구성원 및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해 ‘신뢰회복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추가로 제안했다. 신뢰회복위원회는 외부전문가·노동조합·직원·경영진으로 구성돼야 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 조사와 향후 카카오페이의 대내외적 신뢰 회복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라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현재 카카오페이의 시급한 과제는 이해관계자의 신뢰회복”이라며 “결과적으로 류영준 전 내정자가 사퇴했지만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 조사 및 신뢰회복은 백지 상태인 만큼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신뢰회복위를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공동체의 신뢰회복이 늦어지면서 계열사 상장도 미뤄질 전망이다. 현재 카카오 계열사 중 상장을 준비하고 있던 곳은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8월 국내외 주요증권사에 상장 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를 전달하고 주관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지만 이를 한차례 연기했다. 업계에선 카카오모빌리티의 몸값을 최대 6조 원까지 책정하는 등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지난해 1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 합병으로 탄생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도 재검토에 돌입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당초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정보다 IPO 일정이 늦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 계열사 임원들이 무식 매도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며 “카카오그룹 전체적으로 불이 번지고 있는 만큼 빠르고 과감한 수습 전략이 필요해 보인가”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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