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인상한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주택시장의 하향 안정세가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구매 심리가 낮아지면서 거래량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국토부는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주택시장 동향 및 전망’ 자료를 통해 “실거래가격이 하락 전환되는 등 주택시장 안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장기적 시장 하향 안정세는 더욱 확고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0%에서 연 1.2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는 2020년 2월과 같은 수치로 코로나19 발생 무렵 수준이다.
국토부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3월부터 금리 인상에 착수해 내년까지 6~8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과거 경험상 우리나라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며 “금리 수준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 사이클 본격화는 주택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가계부채 관리도 지속해서 강화하고 공급 물량 확대와 인구 감소 등도 주택시장 하방압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총량관리, DSR 조기 시행 등을 지속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2000억 원으로 지난해 11월 5조9000억 원 대비 크게 둔화했다. 은행권 가계대출도 2000억 원 감소했다.
공급과 관련해선 국토부는 올해 주택 인허가·분양·준공 등 공급 지표 전반이 호전돼 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11월 전국 아파트 인허가실적은 44만8000가구로 전년 대비 24.2% 늘었다. 올해 분양 물량도 지난해 대비 약 10% 증가한 39만 가구 수준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사전청약 7만 가구를 합하면 46만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여기에 주택 실수요를 결정하는 변수인 인구도 장기적으로 감소가 예상된다. 주택 구매가 많은 15~64세 생산연령 인구는 향후 10년간 연간 36만 명이 감소해 2040년까지 총 876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유동성, 공급, 인구 등 주택시장의 단기·중기·장기 3대 핵심변수의 트리플 하방압력이 강화돼 중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세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이러한 안정세가 앞당겨질 수 있도록 가계대출 등 유동성 관리·공급대책 추진에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 수요 심리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금융권의 우대금리 축소 움직임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구매 심리가 제약되고, 주택 거래량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실수요자의 부담으로 이어져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금리는 더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서 특히 영끌과 빚투족들의 이자 부담과 심리적 불안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