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놨다.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붕괴 사고 이후 엿새 만이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약속한다. 다시 한번 사죄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광주시민과 국민에게 큰 실망을 줬다”며 “회사 신뢰가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신뢰가 없으면 회사 존립가치가 없으므로 다시금 고객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실종자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피해자 가족의 피해 보상과 입주 예정자, 이해 관계자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환골탈태해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필요하다면 화정 아이파크 전면 철거 후 재시공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안전점검 후 문제가 있다면 수분양자 계약해지는 물론 완전철거 후 재시공도 고려하겠다”며 “화정아이파크가 광주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아파트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사죄방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사고 수습방안도 언급했다. 우선 신축 중 무너진 광주 화정아이파크는 전면 안전진단에 돌입한다. 정 회장은 “화정 아파트는 안전에 대한 염려가 없도록 모든 조치취할 것”이라며 “외부 안전기관 진단을 시행해 우려와 불신을 끊겠다”고 전했다.
아파트 품질보증 기간도 최대 30년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저희 고객께서 평생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아파트의 법적 보증기간은 10년이지만 새로 입주하는 주택과 기존 현대산업개발 주택의 보증기간을 30년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 회장은 ‘회장직 사퇴를 통한 책임회피 아니냐’는 지적에 “(회장직)사퇴로서 책임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하고, 책임을 회피한다 안 한다가 중요한 것이 아닌 고객과 국민 신뢰를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