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하정우·설경구 등 천만배우들 OTT로 향하는 속사정

입력 2022-01-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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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TV는 영화의 미래다.”

할리우드의 유명 감독 겸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가 약 20년 전에 한 말이다. 그의 말이 현실이 돼가고 있는 분위기다. 굳이 극장에 가지 않아도 넷플릭스, 웨이브, 디즈니+ 같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구독해 콘텐츠를 TV나 모바일 기기로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OTT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의 OTT행이 이어지고 있다.

배우 최민식은 디즈니+가 제작하는 드라마 ‘카지노’(가제)에 출연한다. 최민식의 드라마 출연은 1997~1998년 방송된 MBC ‘사랑과 이별’ 이후 24년 만이다. ‘카지노’는 카지노를 통해 성공하게 되는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그린 범죄 액션물로, 영화 ‘범죄도시’를 선보인 강윤성 감독이 연출한다. 디즈니+는 2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OTT 작품 출연이 없었던 설경구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 출연을 확정했다. ‘길복순’은 전설적인 여자 킬러가 회사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등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외에도 김혜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하정우와 황정민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을 통해 전 세계 OTT 팬들과 만난다.

배우들뿐만 아니라 연출, 미술, 음악 등 국내 영화계 인력들 또한 대거 OTT로 이동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외에도 ‘지옥’의 연상호, ‘D.P.’ 한준희 감독 등 영화계에서도 저명한 감독들이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에 처음 도전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이준익 감독은 올해 국내 OTT 티빙 오리지널 ‘욘더’를 통해 드라마에 처음 도전한다. SF 장르로 한지민, 신하균 등이 출연한다.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이병헌 감독은 올 상반기 국내 OTT 왓챠에서 공개되는 드라마 ‘최종병기 앨리스’의 각본과 총감독을 맡아 학원물에 도전한다. 영화 ‘해피엔드’, ‘은교’, ‘침묵’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썸바디’와 한재림 감독의 ‘현혹’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스크린을 고집하던 배우들의 OTT 출연은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한 OTT의 인기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영화와 OTT 콘텐츠 간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OTT 드라마는 100% 사전 제작으로 동시 공개된다는 점과 내용과 형식이 자유로워 영화와 이질감이 적다. 또 드라마와 달리 촬영 방식 등이 영화와 비슷하고 함께 호흡을 맞추던 제작진과 함께 손잡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됐다. 실제로 ‘D.P.’나 ‘지옥’은 함께 일해온 영화 스태프가 그대로 옮겨가 만든 드라마다.

무엇보다 톱스타들의 OTT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영화산업의 축소와도 관계가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신작 영화의 투자 및 제작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영향도 있다. OTT의 파급력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배우들이 OTT를 유력한 돌파구로 여기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또 ‘오징어 게임’이 글로벌 대작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OTT 출연이 글로벌 스타의 등용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배우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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