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인사이드]국내 완성차 생산 6년 연속 감소…연산 350만 대 붕괴

입력 2022-01-18 16:30 수정 2022-01-2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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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반사이익 얻어
465만 대 이후 10년 만에 350만 대 붕괴
2015년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적
현대차, 국내 생산 줄이고 해외 생산 확대

국내 완성차 생산이 6년 연속 감소, 연산 350만 대 체제가 무너졌다.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최소 생산규모가 400만 대인 점을 고려하면, 부품 생태계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

18일 이투데이 취재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 등을 종합한 결과 지난해 국내 완성차 생산은 전년 대비 약 1.2% 감소한 346만2000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2011년 이후 최저치였던 2020년(약 350만1000대) 기록에도 못 미친 것. 잠정치가 확정되면 생산 규모는 10년래 최저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완성차 생산은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3월) 이후 빠르게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뜻하지 않았던 공급망(반도체) 붕괴를 비롯해 물류난 등이 겹치면서 수출길이 막혔다.

여기에 현대차의 경우 주력 생산기지였던 충남 아산 공장이 전기차 생산을 위한 공장설비 교체 등으로 잇따라 생산 중단을 겪어야 했다.

국내 완성차 생산은 2011년 465만 대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당시는 2008년 리먼 쇼크에서 벗어나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질 무렵이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주요 경쟁사의 부침에 따른 반사이익도 국내 생산 확대에 힘을 보탰다. 2010년 경쟁사인 일본 토요타가 대대적인 품질 이슈(가속페달 결함)를 겪었고,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닛산과 혼다 등이 부품 공급에 차질을 입었다. 이는 곧 일본차 전반에 걸친 생산 차질로 이어졌다.

그렇게 일본차가 주춤한 사이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생산 수출물량을 확대했다. 동시에 글로벌 판매도 급증하기도 했다.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연간 8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양적 성장을 추진했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국내 완성차 생산은 2012~2015년 사이 꾸준히 450만 대를 넘어섰다. 안정적인 생산 체제를 유지하면 글로벌 자동차 생산 5위를 지켰다.

반면 호실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일본차가 빠르게 시장에서 회복세에 접어든 한편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 생산 대신 해외생산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 규모가 내림세로 전환됐다.

2010년 기아의 미국 현지 (조지아)공장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은 브라질과 멕시코 등에 잇따라 공장을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기어코 글로벌 800만 대 판매(2014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결국, 2015년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폐쇄되면서 국내 완성차 생산은 본격적인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당시 유럽으로 영토를 확장했던 미국 GM은 한국의 군산공장에서 찍어낸 쉐보레 브랜드의 준중형차와 미니밴 등을 유럽으로 수출했다. 그러나 잇따른 투자에도 유럽 판매가 성과를 내지 못하자 과감하게 ‘쉐보레의 유럽 철수’를 결정했다. 파장은 유럽 수출물량을 전담해서 찍어냈던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이어졌다.

연산 30만 대 규모의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국내 완성차 생산은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쌍용차는 경영난에 빠졌고, 르노삼성은 생산대행 물량(닛산 로그)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서 약 10만 대의 생산 차질을 겪기도 했다.

그렇게 2019년, 국내 완성차 생산은 395만 대에 그치면서 400만 대 체제가 무너졌다. 글로벌 5위권 자동차 생산국의 지위도 멕시코에 넘겨주고 6위로 물러났다.

결국, 지난해 국내 완성차 생산은 346만여 대에 그치면서 최근 10년 사이 최저치에 머물렀다. 2010년 466만 대에 육박했던 자동차 생산이 10년 만에 25.7% 감소한 셈이다.

완성차 생산 물량이 감소하면서 여파는 우리 사회 곳곳으로 확산 중이다.

당장 현대차의 경우 2025년까지 정년퇴직 등을 이유로 매년 5000명 안팎의 자연감소 인원이 발생한다. 그러나 당장 대체 근로자 채용계획은 없다. 높은 인건비를 감당하며 차 1대를 생산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유리하고 노동 유연성이 뚜렷한 해외공장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 때문이다.

나아가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 공정이 단순화된다. 차 1대를 만드는 데 투입될 인원 자체가 줄어든다. 이 시기를 대비해 자연감소 인원에 대한 충원을 미루고 있는 셈이다.

이런 완성차 생산 감소 여파는 단순히 자동차 회사에 머물지 않고 부품사까지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규모의 경제를 고려했을 때 최소 400만 대 수준을 유지해야 부품사들도 제품 및 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부품사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납품량이 유지돼야 회사가 존속할 수 있다”라며 “발주 물량 자체가 줄어들면 부품사도 해외에 재발주하게 되고,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부품은 물론 자동차 산업 생태계 자체가 독립성을 잃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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