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프랜차이즈 좌완 최초로 100승을 달성한 유희관(36)이 은퇴를 선언했다.
18일 두산은 이날 유희관이 구단 측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알렸다.
장충고와 중앙대를 거친 유희관은 200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상무 야구단에 입대한 후 2013년 팀에 복귀한 뒤 두각을 드러내며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 연속 10승을 달성하는 등 팀 왼손 선발투수로서 전성기를 함께했다. 개인 통산 기록은 281경기 1410이닝 101승 69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은 4.58이다.
구속이 빠를수록 경쟁력을 가지는 프로야구계에서 유희관은 느린 공으로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독보적인 스타일을 정립했다. 평균 구속이 시속 130km에 불과한 유희관은 구속 대신 제구력과 절묘한 투구운용, 이닝 소화 능력을 주 무기로 내세웠다. 시속 70km대 커브볼도 구사해 한때 ‘아리랑 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화려한 입담과 친근한 외모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유희왕’, ‘올라프’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2017년 ‘나야나’ 춤 영상이 화제를 끌어 한때 ‘유희관린’, ‘관다니엘’이라 불리기도 했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희관은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성적이 좋을 때나 부진할 때,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모든 팬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은퇴의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그래도 느린 공으로 이 정도 버텼으니 야구 인생은 성공한 것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라며 웃음 짓기도 했다.
이어 “마운드에서는 내려왔지만, 그라운드 밖에서 베어스를 응원하겠다”며 “야구를 통해 받은 사랑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했다. 더불어 “구단주님, 김태형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프런트, 동료들, 모든 팬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린다”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