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에 관심 쏠린 사이…외국인 슬그머니 금융주 담았다

입력 2022-01-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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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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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통화 긴축 행보, 기준금리 조기 인상 등 최근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팽배한 가운데 외국인들이 실적 개선 종목을 ‘골라 담는’ 식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4대 금융지주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들의 유의미한 매수 흐름이 포착되면서 기운이 빠진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동력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19일 외국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KB금융을 비롯한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들이 4대 종목을 모두 장바구니에 담은 것은 이례적이다.

외국인들은 이 기간 KB금융을 2101억 원어치 사들였다. LG화학(2984억 원)에 이어 2위였다. 뒤이어 신한지주(999억 원), 하나금융지주(843억 원), 우리금융지주(696억 원)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코스피지수가 2850선까지 밀리는 동안 경기 방어 성격을 띠는 금융지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본격적인 금리 상승을 앞두고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이 미국 내에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더 빨리, 더 강도 높게 돈줄을 죌 가능성에 베팅한 셈이다.

미국이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을 미리 밝힌 가운데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의 실적 눈높이는 높아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외 기업은행을 더한 5개 금융 종목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예상치는 2조8635억 원이다. 전년 동기(2조988억 원) 대비 36.4% 늘어난 수치다. 뿐만 아니라 증권사 추정치 평균(2조6004억 원)보다 10.1%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은 4분기 들어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다시 반등했다”며 “올해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연간 가파른 마진 확대폭을 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 은행 종목은 올해 순이자이익 성장에 기반한 증익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적 개선과 금리 인상 수혜, 외국인들의 ‘사자’에 금융지주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달 12~19일 KB금융이 3.17%, 신한지주는 1.28%, 하나금융지주가 0.54%, 우리금융지주는 3.44%의 등락률을 보였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 업종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계속 유입 중”이라며 “4분기 실적이 추정치 평균을 웃돌 가능성이 크고, 금리 민감도 높아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경우 대표적인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들은 금융지주 외에 SK하이닉스(1526억 원), DB하이텍(850억 원), 삼성전자(보통주 기준·843억 원) 등 반도체 업종에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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