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경고…“러시아,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 세우려 해”

입력 2022-01-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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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외무부, 성명 통해 러시아 움직임 폭로
"친러 성향 전 하원의원 새 지도자로 고려"
러시아 “영국 잘못된 정보 퍼뜨리는 도발적 활동 중단하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3일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합동 군사 훈련을 관람하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3일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합동 군사 훈련을 관람하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놓고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 줄다리기가 날로 심화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기로 약속한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을 세우려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성명에서 “러시아가 친러시아 성향의 예브겐 무라예프 전 우크라이나 하원의원을 잠재적 지도자로 고려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외무부는 “친러 지도자를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에 세우는 걸 고려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2014년 당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규모 시위로 축출되면서 러시아로 도주했던 고위 관료 4명이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중 일부는 현재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에 참여 중인 정보원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외무부는 “서방 국가와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의 군사적 침공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정권 붕괴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미국 정보기관도 영국과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국경 일대에 병력 10만 명을 배치해 강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이 러시아와 릴레이 회담을 펼쳤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 폭로는 앞서 러시아가 주변국 지도부를 축출하려 한다는 미국의 초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한 공원에서 22일(현지시간) 정부군과 의용군이 러시아군 침공에 대비해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키예프/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한 공원에서 22일(현지시간) 정부군과 의용군이 러시아군 침공에 대비해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키예프/AP연합뉴스
러시아 외무부는 23일 “영국 외무부가 퍼뜨리는 잘못된 정보는 앵글로색슨족이 이끄는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을 고조시키는 주범들임을 나타내는 또 다른 증거”라며 “영국은 도발적인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영토를 정복하기 위해 위험한 시도를 하는 건 나토”라며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책임을 러시아로 떠넘기려 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취임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시 여태껏 본 적 없는 수준의 제재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러시아의 침공이 기정사실로 된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럽 정치학자 이반 크라스테프는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문명의 일부로 보고 있고 우크라이나라는 국가를 완전히 인공적인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는 10년 안에 우크라이나 젊은 세대가 러시아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러시아 문화와도 동일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고, 이에 우크라이나군이 더 잘 훈련받고 무장하기 전에 지금 행동하는 걸 최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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