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5일 미국과의 철강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 개선 협상과 관련해 “일본, 유렵연합(EU) 등 경쟁국에 뒤처지는 통상환경이 되지 않도록 빨리 협상개시를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작년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정부에 이 문제를 처음 제기했고 이후 여러 차례 우리 측 입장을 전달했다. 오늘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개선 협상 개시를 위한 활동도 벌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미국 정부는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중국, 일본, EU 등의 철강 제품에 일제히 25% 관세를 부과했다. 다만 한국에 대해서는 25% 관세 부과를 면제하는 대신 철강 수출 물량을 직전 3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 상무부가 최근 EU, 일본과 관세를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대로 협상이 이뤄지면 한국산 철강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한국산 철강에 대한 쿼터 확대 및 운영의 신축성을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미국 정부에 지속해서 전달해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진전은 없는 상태다.
문 장관은 “한국처럼 70% 수출 쿼터를 적용받지 못하고 있는 EU, 일본이 미국에 협상 압력을 하다보니 먼저 협상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미국 측에서 국내적인 부분을 해결해야 부분이 있어 협상 개시를 조금 기다려 달라는 입장을 우리 정부에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공급망 불안 등으로 이달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두 달 연속 적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달 수출은 전년보다 높은 증가율을 예상하지만 원자재를 중심으로 그보다 높은 수입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자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 장관은 “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급량 확보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공급망 관련국과 잘 협의해 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 장관은 이날 중국 산업장관과 화상회의를 열고, 원자재 공급여건 안정화 및 산업생산망 차질 최소화에 상호협력하자고 당부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인 K-택소노미에 원전이 빠지면서 원전 수출 경쟁력이 자금조달 제한으로 인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원전을 수출할 때 수출입은행 파이낸싱을 따라가지만 이런 경우는 국내 택소노미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정하는 가이드라인으로 판단해 적용할 것이기 때문에 원전 수출 자금 조달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