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퓰리즘에 고개 숙인 금융권

입력 2022-01-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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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의 계절이 돌아왔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유력 후보들이 하루가 멀다고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 국민 최대 1000만 원씩 초저금리 ‘기본대출’, 보험권에 편면적 구속력 도입, 법정 최고금리 최저 11.3%까지 인하를 내세웠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청년, 신혼부부 LTV 80%로 확대, 초저금리 특례보증 대출 50조 원으로 소상공인 지원,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투명 공시를 들고 나왔다.

구체적인 재원마련과 검증 대신 숫자와 혜택만 앞세운 선심성 공약이 주를 이룬다. 그중 금융공약은 단연 표심을 가져올 강력한 한 방이다. 선거 때마다 금융권은 가슴앓이를 했다. 정치권이 내놓은 공약들을 숨죽이고 바라만 봐야 한다.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섣부른 의견은 금물이다. 괜한 불똥이 튈까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는 물론, 관련 대화도 함구한다.

은행연합회가 최근 여야 대선주자 캠프에 은행권 건의사항과 혁신금융 등을 담은 은행권 제언 문서를 전달했다. 무엇보다 은행권 불만이나 개선 사항이 포함됐다. 이중 은행의 자율책임에 기반한 경영환경조성이 눈에 띈다. 사실, 이 내용은 선거 때마다 금융사들이 정치권에 보내는 단골 메시지다. 정치권이나 당국의 입김이 자칫 금융권의 자율경영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2020년 4월부터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 중이다. 6개월씩 총 세 차례 연기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지원 총액은 272조2000억 원에 달한다. 대선이라는 변수로 추가로 연장될 조짐을 보인다. 금융권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부실 가능성을 대비하라는 금융당국의 엄포로 배당성향을 20% 제한해야 했다. 어기면 패널티를 가하겠다는 사실상의 강제력이 동원됐다. 금융권은 올해 디지털전환을 앞세워 치열한 혁신금융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이 정치적 수단으로 동원될 경우 혁신금융에 써야 할 재원과 인력에 구멍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와 금융을 분리하고 상호 견제적 역할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선진금융으로 발돋움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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