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마트의 석연찮은 PL 대처법

입력 2009-02-18 18:37 수정 2009-02-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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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형마트 PB(Private Brand:자체 브랜드)제품의 품질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PB제품이 제조사의 자체 브랜드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값이 더 싼 만큼, 과연 품질도 떨어지냐는 것이었다.

신세계 이마트에 PL(이마트만 Private Lavel) 우유를 납품하는 매일유업과 빙그레가 해당 PL제품이 자사 브랜드 제품과는 품질차이가 있다고 주장하자 이마트가 서둘러 품질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왜냐하면 이마트 PL제품은 제조사 브랜드 제품과 '동일한 품질'혹은 그 이상 수준으로 만드는 걸 원칙으로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기간동안 이마트는 매일유업과 빙그레의 PL제품을 한시적으로 판매 중단했다.

약 6일에 걸친 이마트의 품질조사는 끝이 났고, 이마트는 다시 매일유업과 빙그레의 PL제품 판매를 재개했다.

조사를 통해 확인해 보니, 매일유업과 빙그레는 이마트 PL제품과 자사 브랜드 제품 모두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만들고 있었고, 품질과 맛에서 큰 차이가 없어 다시 판매하게 됐다는 게 이마트측 설명이다.

애초부터 매일유업과 빙그레의 PL 우유가 제조사 브랜드 제품과 성분 차이가 있다는 건 우유팩에도 표기돼 있듯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라고 했다.

매일유업이 이마트에 납품하는 '이마트 우유'는 1B등급 우유를 사용하지만 제조사 브랜드 제품 'ESL우유'는 1A등급을 사용하며, 빙그레 '이마트 바나나맛 우유'는 원유함량이 80%이다. 단지용기로 유명한 바나나맛우유 보다는 6% 적다.

결국 이마트는 제조사 자체 제품과 PL제품의 품질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으면서도 PL제품 전반으로 불신이 확산될 것을 우려해 발빠르게 품질조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이마트는 PL제품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공언해 온 터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혼란을 자초한 면이 없지 않다.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이마트가 PL품질을 제조사 브랜드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품질로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했으나 실제로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PL제품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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