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채취' 40년 이어진 곰 사육, 2026년 종식

입력 2022-01-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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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곰 사육 금지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 제정 추진

▲지난해 반달가슴곰이 탈출한 경기도 용인시 이동읍 천리 곰사육농장. (뉴시스)
▲지난해 반달가슴곰이 탈출한 경기도 용인시 이동읍 천리 곰사육농장. (뉴시스)

웅담 채취를 위해 이뤄지던 곰 사육이 40년 만에 종식된다. 정부는 곰 사육 종식 법제화를 추진하는 한편 사육곰 보호·관리에도 나선다.

환경부는 사육곰협회, 4개 시민단체, 구례군, 서천군과 함께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년부터 곰 사육 종식을 선언하고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2026년부터 곰 사육은 금지되고, 환경부·구례군·서천군은 곰 보호시설을 설치·운영 및 지원하고, 농가는 보호시설 이송 전까지 안전하고 건강하게 곰을 관리할 계획이다. 시민단체는 후원 및 모금을 통해 곰을 보호시설로 이송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

곰 사육은 1981년부터 1985년 농가 수입 증대 목적으로 수입됐다. 이후 40년간 웅담 채취를 위한 사적 이용, 열악한 사육환경과 학대 방치, 연례적 불법 증식과 곰 탈출 등으로 국제사회의 비난과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 왔다.

곰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지만 우리나라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 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가입하기 전부터 곰을 길러온 농가들이 있고, 사육곰이 사유재산인 관계로 문제 해결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에 지난해 8월부터 정부·농가·시민사회·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곰 사육 종식 방안을 논의했으며, 계속된 협의 끝에 지난달 종식에 합의했다.

환경부는 이번 종식 협약을 두고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악용한다는 오명에서 벗어나, 생명 존중과 동물권 보장에 대한 우리나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값진 사례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날 협약을 바탕으로 국회와 협의해 곰 사육 종식을 법제화하기 위한 '곰 사육 금지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가칭)' 제정도 추진한다.

또 2025년까지 참여 기관 간 역할 분담을 통해 사육곰 보호·관리 기반을 조성하고, 2026년부터는 사육이 포기되거나 몰수된 곰을 보호시설로 이송해 정부가 관리할 계획이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이번 곰 사육 종식 선언은 정부, 농가, 시민사회가 함께 곰 사육이라는 40년간 묵은 사회문제를 해결한 사례라 더 의미가 크다"며 "이번 선언이 종식의 끝이 아닌 시작인 만큼 정부는 앞으로도 농가, 시민사회와 협력해 이행계획을 차근차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협약체결에 앞서 제2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곰 사육 종식 이행계획'을 확정했다.

이 이행계획에는 앞서 언급된 내용 외 일부 농가에서 중성화가 이뤄지지 않은 전시·관람용 곰을 이용해 불법 증식하는 것을 차단하고 농가의 사육시설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사항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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