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절도에 갈라선 태국-사우디, 30여년 만에 외교관계 복원

입력 2022-01-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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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사우디 왕자 보석 절도한 태국인 관리인 사건
당시 보석 찾던 사우디 외교관 3명 방콕서 피살
이후 대사 파견, 취업 비자 발급 등 막혔지만 복원하기로

▲쁘라윳 짠오차(왼쪽) 태국 총리가 25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안내를 받아 걷고 있다. 리야드/AP뉴시스
▲쁘라윳 짠오차(왼쪽) 태국 총리가 25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안내를 받아 걷고 있다. 리야드/AP뉴시스
50캐럿 블루 다이아몬드 절도 사건으로 갈라섰던 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30여 년 만에 외교 관계를 복원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사우디 리야드에서 회담하고 외교 관계를 복원하기로 했다.

양국은 공동 성명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대사를 임명하고 협력을 위해 노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이 합의한 내용에는 재생에너지, 환경, 디지털 혁신, 사이버 보안 등과 관련한 협력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분야에서도 공동 투자를 늘리고 무역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관계는 1989년 사우디 왕자의 집에서 일하던 태국인 관리인이 50캐럿 블루 다이아몬드를 포함해 수백만 달러 상당의 귀중품을 훔쳐 태국으로 달아나면서 망가졌다.

당시 귀중품을 되찾으려던 사우디 외교관 3명이 태국 방콕에서 총에 맞아 숨졌고 마찬가지로 귀중품을 찾아 나섰던 사우디 사업가도 방콕에서 실종되면서 양국 갈등은 극에 달했다. 사업가는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살인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후 사우디는 태국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인 뒤 더는 대사를 파견하지 않았고 자국민의 태국 방문을 금지했다. 사우디에 취업 비자를 신청하는 태국인들도 모두 거절했다.

이번 성명에서 짠오차 총리는 “1989년에서 1990년 사이 태국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한다”며 처음으로 공개 사과했다. 이어 “태국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수사를 재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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