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기자회견 이후 상승분 반납 후 하락
뉴욕증시는 26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나타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이 매파적으로 해석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9.64포인트(0.38%) 하락한 3만4168.09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6.52포인트(0.15%) 내린 4349.9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82포인트(0.02%) 오른 1만3542.1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이날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이 발표된 오후 2시까지만 해도 2%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나스닥지수도 장중 3%에 달하는 강세를 보였고 다우지수도 1% 가까이 상승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연준의 이번 FOMC 성명 내용 자체는 시장의 예상과 부합한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날 연준은 이틀간의 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현행 제로 수준(0.00∼0.25%)의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현재 진행 중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도 기존 방침을 유지해 테이퍼링 종료 시점은 3월 초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사실상 테이퍼링이 종료되면 금리 인상을 시작할 준비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고 강력한 노동 시장 탓에 금리의 목표 범위를 올리는 것이 곧 적절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앞서 시장에서도 연준이 오는 3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FOMC 회의 직후 열린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때부터 증시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와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2015년 말 이후의 금리 인상 때보다 현재 경제 상황은 양호하고 물가상승률은 높다. 이런 차이가 정책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종전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을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기에 연준이 금리 인상 시작 후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공표한 것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월의 발언 이후 10년물 국채 금리는 1.9%에 육박하는 등 급등했으며,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포렉스닷컴의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인 매트 웰러는 "시장이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해 예상보다 더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지난해 12월 미국 신규 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11.9% 증가한 81만1000건(연율 환산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무역적자가 1010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앞서 무역적자가 지난해 11월 980억 달러에서 12월 960억 달러로 축소됐을 것으로 전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