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들어 외국인의 국내 토지 및 건축물 거래량이 급감했다. 금리 인하와 거래량 감소 등 부동산 경기 하락세가 이어지자 국내 부동산을 활발히 사들이던 외국인마저 지갑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외국인의 전국 건축물 매매 건수는 158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 1833건보다 13% 줄어든 수치다. 건축물은 단독 또는 다세대 등 빌라와 아파트, 오피스텔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외국인 거래량 감소 추세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전국 각지에서 나타났다. 외국인의 서울지역 건축물 거래량은 지난해 6월 316건으로 집계됐지만 9월 271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11월에는 11.4% 감소한 280건을 기록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는 모두 6월과 비교해 11월 외국인의 거래건수가 줄었다. 하지만 용산구(16건→20건)와 중구(6건→17건), 종로구(5건→7건) 등 강북 도심지역에선 외국인 매입이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경기지역은 거래량 감소폭이 더 컸다. 외국인의 경기지역 건축물 거래량은 6월 761건에서 9월 578건, 10월 594건, 11월 548건으로 급감했다. 6월과 비교하면 11월 거래량은 약 28%나 줄었다. 부산의 경우 같은 기간 66건에서 36건으로 거래가 반토막 났다. 반면 인천은 6월 243건에서 11월 273건으로 늘었고, 제주 역시 이 기간 58건에서 57건으로 큰 변동 없이 거래량을 유지했다.
아울러 외국인의 토지 거래량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전국 기준 11월 외국인 토지 거래량은 총 2207필지로 6월 2432필지보다 약 9.3% 줄었다. 서울은 338필지에서 312필지로 약 7.7% 감소했고, 경기지역은 같은 기간 1006필지에서 808필지로 20%가량 줄었다. 다만 인천은 이 기간 265필지에서 310필지로 거래량이 늘었다.
이렇듯 외국인 부동산 거래량은 하반기 주춤하지만, 내국인 거래량 감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다. 지난해 11월 전국 건축물 거래량은 총 15만4903건으로 6월(18만4757건)보다 16.1% 줄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외국인 거래량보다 3.1%포인트(p) 더 많이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1월까지 외국인 건축물 거래량은 총 1만9705건으로 2020년(1월~11월 합계) 1만91147건보다 더 많았다.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대출규제에서 자유롭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준비 중이지만 시행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외국인 토지거래 허가제를 시행하는 곳은 현재 경기지역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