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머니무브 교훈] ② 과거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위기 전야’ 07년의 교훈

입력 2022-01-30 06:00 수정 2022-02-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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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유동성에 맹목적 투자 15년 전과 현재 비슷한 구도
글로벌 주가 3년간 66% 상승…정크본드 발행 20년래 최대
신흥국 이미 동요 시작

새해 글로벌 시장은 평소 이상의 신경과민증을 나타냈다. 연초부터 세계 증시가 오르락내리락한 상황은 도취와 불안이라는 투자심리의 양극단을 보였다. 이를 연출한 것이 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였으며 지금 구도는 ‘위기 전야’의 2007년 1월과 매우 흡사하다고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진단했다.

15년 전 1월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시장 칼럼에 상징적인 일러스트를 더했다. 대량의 달러 지폐가 물에 흘러내려가는 ‘돈의 강’에서 3명의 남자가 보트를 타는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는 풍부한 유동성에 심취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거리낌 없이 사는 모습을 묘사했다.

2007년 당시 이전 3년간 전 세계 주가를 종합한 MSCI전세계지수는 44% 상승했다. 투기등급 채권인 정크본드 발행은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푸어스(S&P) 집계 기준 2006년 2083건으로 3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넘치는 자금에 투자자들이 앞다퉈 위험자산에 달려들었던 영향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2006년 말 44조 달러(약 5경2470조 원)로 5년 만에 50% 증가했다. 당시 중앙은행들이 경기를 자극하기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하면서 ‘이지머니’가 시장으로 흘러들었다.

리스크에 무감각해진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금융상품들도 관심을 끌었다. 신용도가 낮은 사람을 위한 주택융자인 ‘서브프라임 론’을 증권화한 상품이 세계로 퍼지고 있었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경고등도 깜박였다. 연준은 2006년까지 2년간 기준금리를 계속 올렸다. 씨티그룹은 2007년 1월 5일 고객사 대상 보고서에서 “역사가 가르치는 대로 모든 사이클에는 끝이 있다”며 “유동성 저하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오늘날 상황은 15년 전과 놀랄 정도로 흡사하다. MSCI세계지수는 작년까지 3년간 66% 상승했다. 지난해 정크본드 발행은 2543건으로 2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자산운용사 자산은 2006년의 두 배를 넘었다.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가 투자자들을 빨아들이고 있고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려 한다.

2007년의 말로는 알려진 대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드러난 ‘파리바 쇼크’에 금융기관은 얼어붙고 ‘돈의 강’은 말랐다. 이듬해는 리먼브라더스 사태에 역사적인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고 사태를 예견했던 씨티그룹도 미국 정부 구제금융을 받는 신세가 됐다.

이번에도 미국 금리 인상 전망에 맞춰 자금이 미국으로 역류할 것이라는 전망에 신흥국에서 이미 동요가 시작되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국채를 대상으로 하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크게 올라 시장이 아르헨티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의식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과연 연준이 2007년 위기 전야를 교훈 삼아 올해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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