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 K-9 자주포 2조 원 대 이집트 수출 성사…아프리카 첫 진출

입력 2022-02-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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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마침표…K-9 자주포 수출 규모 중 최대
文 ‘빈손 전략’ 주효했다는 평가도

▲국산 K-9 자주포 (연합뉴스)
▲국산 K-9 자주포 (연합뉴스)

한화디펜스가 이집트 정부와 약 2조 원 상당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10년 만에 극적으로 성사했다.

방위사업청은 1일(현지시각) 한화디펜스가 이집트 국방부와 양국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집트 카이로 포병회관에서 K-9 자주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9 자주포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디펜스 등이 설계단계에서부터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우리 육군의 주요 무기체계다.

이번 K-9 자주포의 전체 수출 계약금은 지난달 호주와 체결한 K-9 자주포 수출금액(1조 원 대)의 약 2배 수준인 2조 원 이상이다. 방사청은 “K-9 자주포 수출 규모 중 역대 최대”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출로 K-9 자주포는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에 이어 중동·아프리카 지역 첫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특히 이번 수출은 10여 년이 넘는 장기간 협상을 통해 이루어낸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방사청은 지난해부터 청와대 안보실을 ‘콘트롤 타워’로 한 범정부 협업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출입은행이 K-9 수출 대금 중 상당액을 이집트 정부에 대출해주고 그 대출금을 한화디펜스에 지급하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격 인하와 물량 대부분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조건인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K-자주포 수출 성공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빈손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하며 일축했다. 이집트 방문 기간에 수출 계약을 맺지 못해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일 페이스북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36번째 글을 올리고 지난달 문 대통령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카이로에서 정상회담을 했을 때 K-9 자주포 수출 계약 성사를 발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대통령은 기업의 손해보다 차라리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을 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집트 방문 기간 K-9 자주포 수출 협상을 주도한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에게 “순방 기간에 순방 성과를 내려고 무리하게 협상에 임하지 말고 차분하게 협상에 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박 수석은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다면 방문 중 계약은 쉽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었지만, 성과를 위해 기업은 훨씬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계약 체결에 대해 “우리나라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며 “이제는 무기를 일방적으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국과의 기술 협력과 현지 생산을 통해 서로 이득이 되는 방향을 취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양국 상생 협력의 모범적인 사례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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