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쇄신안으로 제시한 국회의원 4연임 금지 제도화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거듭 강조했음에도 법안 심의 주체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여야 모두 미온적인 분위기다.
의원 4연임 금지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정당혁신위원장인 장경태 의원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의원까지 소급해 적용토록 법안을 수정해 재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전날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와의 정책토론에서 해당 법안이 현직 의원들까지 소급적용하진 않는다는 지적에 소급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송 대표는 정당혁신위와 열린민주당이 제안한 의원 동일 지역구 4연임 금지를 제도화하겠다고 밝혔고, 장 의원이 이를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 모두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자 이 후보가 거듭 거론하며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야권에서 ‘꼼수’라고 지적한 소급적용까지 더해 강도를 높였다. 기존 발의 법안은 지역구에서 3회 연속 당선되면 다음 선거에서 후보 등록을 할 수 없게 하고, 횟수 산정을 할 때를 최초 당선으로 간주토록 했다.
장 의원은 통화에서 “위헌 소지를 우려해 현재 다선은 소급하지 않는 것으로 법안을 냈었는데 이 후보가 소급적용을 거론한 만큼 정당혁신위에서도 혁신 의지를 보여주자는 의미에서 법안을 수정키로 한 것”이라며 “공은 국민의힘에 넘어갔다. 정개특위 협의에 나서 신속히 심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정개특위는 아직까지 의사일정도 잡지 못한 데다, 의원 4연임 금지에 대해 여야 모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 민주당 소속 정개특위 위원은 통화에서 “통상 입법을 할 때 위헌 여지를 고려해 소급적용을 하지 않는다. 출마 제한에다 소급적용까지 위헌 판결을 받을 소지가 크다”며 “게다가 의원들 생각들도 다 다른 터라 이른 시일 내에 합의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국민의힘 소속 정개특위 위원도 “일단 당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큰 틀의 방향이 잡혀야 할 텐데 아직까지 한 번도 다뤄진 적이 없어 의원들 대부분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원들 의견도 엇갈리는 사안이라 여야 모두 당 방침이 정해지고 정개특위에 올라와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