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시설공단도 안전 불감증? 대형 참사 위험 아찔

입력 2009-02-1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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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시설공단이 연달아 KTX 경부고속철도 2단계 공사와 관련해 악재가 터져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가 공기업으로 철로 등 철도관련 기반시설을 담당하는 철도시설공단이 화두가 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 철도운송사업을 담당하는 같은 철도청 출신인 코레일과 달리 '햇빛'이 들지 않은 곳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철도시설공단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은 주로 좋지 않은 일일 뿐이다.

하지만 불과 1주일 만에 세 건이나 악재가 터지면서 철도시설공단의 '존재감'이 뚜렷해지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이 처음 낭패를 겪은 사건은 지난 13일 부산 금정터널 관통식에서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의 최대 난공사로 꼽혔던 금정터널은 20.3㎞에 달하는 국내 최장 터널로 60만 명의 인원과 17만8000 여 대의 장비가 투입돼 6년 만에야 사업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역사적'인 이 사업 관통식에서 터졌다. 13일 부산에서 열린 관통식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부산시장, 그리고 중국 철도부 고위 간부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하지만 관통식장은 행사가 시작하자마자 곧장 어둠으로 변해버렸다. 정전이 발생한 것이다.

정전사고는 한참을 기다려도 복구되지 않았고 결국 관통식은 차량전조등과 카메라 불빛에 의존해 겨우 마칠 수가 있었다. 우리기술을 '자랑'하기 위해 중국 철도부 간부까지 참석한 것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국제적 망신인 셈이다.

더 놀라운 일은 최근 벌어졌다. 국내 최장터널임을 자부하며 외국에도 당당히 자랑했던 금정터널이 수십 미터 가량 붕괴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런 와중에도 13일 붕괴 사실을 숨긴 채 관통식을 개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건설업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안전 불감증이 전염됐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또 지난 16일에는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정희수 의원이 경부고속철도 2간계 사업에서 현재까지 사용된 15만3000여개의 침목 중 332개의 침목이 균열이 발생했으며, 같은 공법으로 만들어진 나머지 침목 등 균열 위험이 있다고 폭로해 국토부와 시설공단이 민관 합동조사단을 마련해 진상조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KTX는 20량으로 많은 수의 승객이 타는데다 차체가 좁고, 시속 300km 이상 초고속으로 달리는 만큼 탈선 사고나 터널 붕괴 사고시 비행기 추락사고 못지 않은 초대형 참사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국가 공기업인 철도시설공단의 이같은 안전 불감증은 놀라운 일인 것으로 여겨진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중국 철도부 관계자가 참석한 관통식에서 정전사고가 터진만큼 세계의 시선이 집중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MB정권의 이른바 스피드 주의가 이 같은 대형 참사의 씨앗을 만들고 있는지 반성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같은 사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철도시설공단의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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