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러시아”...미국, 에너지 대란에 러시아 디젤 수입 급증

입력 2022-02-04 13:49 수정 2022-02-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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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분 155만 배럴 수입, 지난 3년치 웃돌아
공급 줄고 수요 불어난 까닭, WTI는 90달러 넘어

▲미국의 러시아산 디젤 수입 현황. 2월 155만 배럴. 출처 블룸버그통신
▲미국의 러시아산 디젤 수입 현황. 2월 155만 배럴. 출처 블룸버그통신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는 미국의 러시아 디젤 수입이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를 놓고 러시아와 지정학적 갈등을 빚고 있지만, 겨울한파에 생산 차질과 소비량 급증이 겹치면서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달에만 러시아에서 155만 배럴 상당의 디젤을 수입했다. 지난 3년간 수입 총량보다 큰 규모로, 미국 에너지 수요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은 동부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수입산 디젤에 의존하고 있다. 경쟁 과열로 생산 마진이 줄었고 텍사스 엑슨모빌 정유시설 폭발과 같은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자체 정제 능력이 줄어든 까닭이다. 그 결과 디젤 재고는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문제를 키웠다. 이날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종가 기준 90달러를 돌파했다.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결국 미국은 연일 대립각을 세우는 러시아에 손을 뻗게 됐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산 수입이 증가하는 것은 전 세계에 석유를 공급하는 러시아의 중요한 역할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라며 “러시아는 미국 동부에 있어 점점 더 중요한 공급자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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