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널뛰기 환율에 잠 못 이룬다

입력 2009-02-20 09:37 수정 2009-02-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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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와는 또 다르다...등락이 더 걱정"

국제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져 '원화 약세, 달러 강세'의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정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최근 8거래일 동안 줄곧 오름세를 타면서 지난해 10월과 11월과 고환율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GS칼텍스 등 정유사들은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이 8거래일 연속 급등하며서 두달여 만에 1480원대를 넘어서면서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특히 환율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해와 달리 최근엔 하루 10~30원 가량 원·달러 환율이 변동되면서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환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SK에너지는 원달러 환율 1원 등락에 따라 30억원 가까운 환차손익이 발생한다. SK에너지는 환 관리 협의회와 산하 실무위원회를 두고 국제금융시장 동향에 맞춘 환운용 전략을 수립해 시행 중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다시 상승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환율 움직임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의 환율 급등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대체 방안을 마련,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환율 변동폭에 대해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환율 변동폭이 줄어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결국 환율 변동폭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경영환경이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지식경제부가 수출 애로 타개책 마련을 위해 마련한 '정부-정유업계 간담회'에 참석한 김명환 GS칼텍스 부사장도 "환율이 1원이라도 오르면 원유 수입가격은 곧바로 오른다"며 "정유업계에서는 환율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환율 상승에 따른 원유도입 비용 증가로 인해 석유제품 수출로 환차손을 일부 상쇄하더라도 경영환경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정유업계가 환율 상승으로 환차손이 커지는데다 최근 경기침체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해 수출이 줄면서 경영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은 발생하겠지만 그외의 환경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제석유제품가격 하락으로 수출단가가 떨어져 매출액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의 경우 환율 급등뿐만 아니라 국제휘발유 가격이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보다 낮은 가격역전 현상이 40일간 지속되는 등 정제마진이 악화돼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며 "그러나 최근 국제휘발유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정제마진이 회복돼 지난해 4분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석유제품 수출가격 하락으로 매출액은 대폭 감소하겠지만 수출 물량은 예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지 않은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정유업계는 올해 석유제품 수출이 185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의 367억80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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