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유럽서 페북·인스타 중단할 수도” 협박…독일·프랑스 “없어도 괜찮아”

입력 2022-02-0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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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 보고서에 사용자 데이터 전송 관련 문제 지적
EU, 자국민 데이터 미국 전송 제한하는 규정 추진 중
독일 경제장관 “4년간 페북 없이 살아보니 환상적”
프랑스 재무장관 “유럽, 주권 지키고자 저항할 것 알아야”

▲3D 프린팅 기술로 인쇄된 페이스북과 메타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3D 프린팅 기술로 인쇄된 페이스북과 메타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가 유럽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데이터 전송과 관련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독일과 프랑스는 메타의 유럽 철수 협박에 콧방귀를 뀌는 모습이다.

7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메타는 연례 보고서를 발간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미국으로 전송할 수 없다면 유럽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폐쇄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이는 우리 사업과 재정에 실질적이고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대서양을 횡단하는 데이터 전송에 관한 새로운 프레임워크가 채택되지 않고 유럽에서 미국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한 다른 대체 수단이 없다면, 우린 페이스북을 포함한 주요 제품·서비스를 유럽에 제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럽 규제기관은 유럽연합(EU) 시민의 사용자 데이터가 미국으로 전송되는 것을 규제하는 새 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메타가 크게 반발하는 것이다.

메타의 엄포에도 유럽 주요국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해킹을 당해 4년 동안 페이스북과 트위터 없이 살아봤더니 환상적인 인생이었다”며 일축했다. 이어 “EU는 매우 큰 경제력을 가진 시장인 만큼 단결해 행동한다면 이 같은 일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 역시 “페이스북 없이도 삶은 매우 훌륭하며 나는 우리가 잘 살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이 자신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저항할 것이라는 걸 거대 기술기업은 알아야 한다”고 메타에 맞받아쳤다.

과거 EU 데이터 보호 법안 작성에 참여했던 유럽의회 국민당그룹(EPP)의 악셀 보스 의원은 “메타가 EU를 협박해 데이터 보호 표준을 포기하도록 할 순 없다”며 “EU를 떠나는 건 메타에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메타 측은 유럽에서 철수할 계획이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메타 대변인은 “회사는 유럽에서 철수할 의사도 계획도 없다”며 “이전 보고서에서도 동일하게 제기했던 우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현실은 메타와 다른 수많은 기업이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EU와 미국 간 데이터 전송에 의존한다는 것”이라며 국가 간 데이터 전송이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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