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할까…尹 "가능성 배제 안해" vs 安 "완주할 것"

입력 2022-02-08 15:54 수정 2022-02-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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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차 보인 尹·安…민주당까지 단일화 구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두고 명확한 견해차를 보였다. 윤 후보는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는다며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안 후보는 강한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양당 내부에선 물밑 접촉 외에 공식 채널을 통한 소통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후보 등록이 얼마 남지 않아 이번 주 내로 단일화 성패의 윤곽이 드러날 수도 있다.

가능성 배제 않겠다는 尹…선대본부 공식 입장 '없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꿉니다'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과학기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꿉니다'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과학기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8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과학기술 정책토론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와 단일화에 관해 "공개적으로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윤 후보는 안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앞서 4일 진행된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윤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배제할 필요는 없다"며 "바깥에 공개하고 진행할 게 아니라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선대본부는 입장 표명은 자제하면서 윤 후보의 발언에 무게를 싣는 상황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단일화에 대해 선대본부에서 논의한다든지 결론을 내렸다든지 회의를 했다든지 한 적은 없다"며 "선대본부에서 단일화에 대한 입장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대본부의 입장은 후보의 입장이니 후보가 언론에 얘기한 정도가 현재 입장일 수 있다"며 "가능성은 열어둔다. (단일화를) 하게 된다면 담판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철수 "끝까지 완주할 것"…최진석 "후보 뜻 따라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안 후보는 윤 후보와 야권 단일화에 완강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윤 후보와 단일화에 대한 패널의 물음에 "제가 정권교체 주역이 되려 나왔다. 당선이 목표지 완주가 목표가 아니다"라며 "(윤 후보 측으로부터) 직접 어떤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정권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며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는 그를 위한 수단이자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단일화 방식에 관해서도 "단일화를 고민하고 있지 않다 보니 어떤 방식에 대해서 고민해본 적은 더더욱 없다"고 말했다. 연합정부 구성이나 책임총리 제안 등에 대해서도 "이런 분야에 대해 사실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제 고려 사항이 아니다"라고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당은 공식적으론 단일화 가능성을 차단했다.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은 통화에서 "후보의 완주 의지가 있다. 그러니깐 당은 완주한다는 후보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며 "(단일화 논의는) 지금 없다"고 설명했다. 권은희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단일화 가능성이 0%라며 "(국민의힘은) 조용히, 직접, 진정성 있게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이번 주 내로 단일화 윤곽 나올까…가능성은 '글쎄'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성사 여부는 이번 주중으로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14일까지 대선 후보 등록이 끝나는 만큼, 일차적으로 단일화할 마지막 기간이기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안 후보가) 주말 이전에 어떤 정치적인 판단들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하락 추세가 완연하다"며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그런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에 있어서 주요 의사결정 시점들이 있다. 그 시점 중의 하나가 아마 금요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양측은 당장 야권 단일화에 응할 이유가 없다는 태도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 없이 승리를 노리고, 국민의당은 단일화할 명분이 없다는 의견이다.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14일 전에 안 후보와 단일화를 해줄 이유가 없다. 안 후보가 먼저 접고 들어와야 한다"며 "당내에서 이야기가 나오는 것과 별개로 가능성은 열어두지만, 먼저 나서서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목표는 안 후보와 단일화 없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통화에서 "(안 후보는) 완주가 아니라 당선이 목표인 사람인데 자꾸 단일화에 대한 프레임으로 양당에서 안 후보를 가둬두려고 하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일갈했다. 이어 "출마할 때부터 더 나은 정권교체라고 하는 부분을 안 후보께서 주장하면서 나오신 분이기 때문에 상대가 전혀 명분이 없는 거에 대해서 호응을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양당 내부에선 단일화 요구↑…물밑 접촉 얘기도

▲지난달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지지 선언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가 안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지난달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지지 선언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가 안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후보나 당의 공식 의견과 달리 양당 내부에선 적극적인 단일화 요구가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안 후보와 단일화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국민의당과 물밑 접촉까지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단일화 요구가 불거졌다.

국민의힘 비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안 후보와 통화할 일이 있어서 통화해보니 지지율 15%를 마지노선으로 상당히 강하게 희망을 갖고 있다"며 "이게 결국 안 되고 10%로 주저앉을 것이다. 그러면 단일화를 해야지, 안 하고 배기겠는가"라고 예측했다. 이어 "단일화는 무조건 우리의 지상 목표로 생각해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4일 안 후보를 지지했던 인명진 목사도 두 사람의 단일화를 요구했다. 인 목사는 과거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국민의당 소속은 아니지만, 안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 중이다.

인 목사는 통화에서 단일화에 관해 "윤 후보가 제안하면 (안 후보가) 받아서 논의해야 한다"며 "객관적인 상황이 둘을 합해야 정권교체를 할 수가 있다. 그러니깐 두 사람이 만나서 단일화를 해서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 열망에 부응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인 목사는 또 "윤 후보가 빨리 제안을 해야 한다"며 "안 후보가 받아야 하고 만약 받지 않고 우물쭈물하고 완주해야 한다고 하면 그 태도를 지지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안철수가 좋다는 사람이지만, 정권교체가 상위 개념"이라며 "이 시대의 정치 개혁, 예를 들면 대통령제의 폐단을 고치는 거라든지 이런 부분을 협의해서 좀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양측이 서로 물밑 접촉을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 만나 "국민의힘에선 총리를 제안했고 안 후보가 이를 거절했다는 말도 있고, 민주당도 안 후보에게 지방선거 공천권을 100% 줄 테니 단일화하자는 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도 통화에서 "양당에서 상당히 적극적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제안이 들어온다"며 "제안의 내용을 보면 공통분모가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안 후보로 하여금 자기들한테 힘을 달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스갯소리로 청와대만 본인들이 갖고 나머지는 다 준다는 얘기까지 들려온다"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자 국민의당은 입장문을 통해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힘과 전혀 접촉한 사실이 없다"며 "국민의힘 측에서 어떤 제안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내용은 모두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지지율 내림세 안철수, 몸값은 올라…정책으로 승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안 후보 지지율은 10% 중반을 바라보던 상승세를 멈추고 다시 한 자릿수로 돌아왔다. 전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P))에서도 안 후보는 지지율이 2.8%P 하락하며 한 자릿수인 7.5%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지율은 하락했지만, 안 후보를 향한 구애는 더 커졌다. 국민의힘 외에도 민주당이 나서서 안 후보와 단일화를 요구했다.

안 후보는 저변을 넓혀가며 표심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견이다. 단일화에 얽매이기보단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관훈토론회에서 "최선을 다해서 제가 어떤 사람이고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대한민국 비전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 말씀드린다면 국민께서 인정해주실 거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진석 위원장도 "우리가 너무 기능적인 논의에 쉽게 빠진다"며 "단일화를 하냐 안 하느냐는 논의가 되면 온통 이 후보가 공적 마인드가 있는지, 공약은 충분히 미래를 보는지, 대통령을 수행할 능력은 있는지 등 근본적인 것은 논의에서 사라져버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일화 논의가 제기되면 정치는 제자리걸음하고 진화는 못 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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