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그의 조카 박철완(사진) 전 상무 간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발발했다.
박 전 상무 측은 3월 말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주주제안을 발송했다고 9일 밝혔다.
주주제안이란 일반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의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이다. 주총 6주 전까지 요구사항을 회사에 제출하면 주총에서 해당 의제를 다루게 된다.
박 전 상무는 이번 주주제안에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2명의 후임 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내용 등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는 박 회장의 둘째 형인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현재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8.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친인척 등을 포함해 우호 지분은 10%가 넘는다.
박 전 상무는 “현재 금호석유화학이 사상 최대 호실적에도 주가가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함과 더불어 선친의 뜻을 이어 금호석유화학의 경영을 보다 투명화, 합리화하여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갈 수 있게 하도록 이번에 주주제안을 발송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제안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해 초 박 전 상무는 박 회장과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선언하며 경영권 분쟁을 본격화했다.
정기 주총에서 박 전 상무는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해 고배당 안과 경영진과 이사회 변화 등을 내세우며 회사 측 안건과 표 대결을 했지만 완패했다. 주총 직후 금호석유화학은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했다”며 박 전 상무를 해임했다.
당시 박 전 상무는 해임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앞으로도 모든 주주와 소통하며 금호석유화학이 시장을 주도하는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오늘 주주 박철완의 주주제안서를 받았다. 현재 내용에 대해 파악 및 논의 중인 관계로 구체적인 제안 내용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안 내용을 자세히 검토해 법령에 따른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대내외 어려움 속에서도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신사업 육성에 나서며 주주 가치 제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