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집중하던 유통업체들이 다시 오프라인 사업 강화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결국 온·오프라인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리뉴얼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는 가운데 자녀를 둔 부모 수요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찾는 소비자들의 경우 고객들을 붙잡아두는 ‘록인(Lock-in)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영어교육업체 청담러닝은 3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 롯데월드몰에 ESL 교육브랜드 '크레버스 키즈(CREVERSE KIDS)' 영어유치원을 입점시킨다.
이 곳은 지난 해 12월에 입학설명회를 진행했는데 등록률이 90%를 넘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자 온라인 설명회를 추가로 열기도 했다. 또한 롯데월드몰은 영어유치원뿐만 아니라 대형연예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 계열의 모델 에이전시인 YG케이플러스의 모델 아카데미도 유치했다.
홈플러스는 인천논현점 대형 레스토랑 자리에 지난달 어린이 수영장인 ‘엔젤크루 키즈 스위밍’을 열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서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시티 부천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했고 더 샵스 앳 센터필드에는 골프아카데미를 입점시키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의 ‘킨더마마 더 시그니처’ 영어키즈카페도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고 순항 중이다.
이같은 트렌드는 지방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찌감치 영어키즈클럽을 입점시킨 롯데백화점 동탄점, KAIST와 협력해 만든 과학관이 들어선 대전 신세계백화점은 지역내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들이 교육기관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은 코로나19로 매출이 타격을 받자 자녀를 가진 부모를 끌어들일 유인책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명 교육기관이 들어오면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의 방문이 늘고 이들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갑을 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미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가에서는 아이들이 수업을 받는 시간 동안 부모들이 매장내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하는 비중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오프라인 유통매장에 교육기관 입점이 처음은 아닌 만큼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는 발전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990년대 전후로 백화점이나 마트에는 문화센터가 많이 생겼고 이후 2010년대에는 키즈카페가 등장했는데 최근의 흐름은 MZ세대 부모들의 새로운 소비행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코로나19로 어느 업종보다 빠른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데 최근 학원 등 교육기관의 입점도 이같은 추세로 보인다”라면서 “코로나19 이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내에 입점해 있던 식당 등이 폐점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이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