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야권 후보 단일화에 거듭 선을 그었다. 어떤 의사 타진도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전직 의원 200여 명이 두 후보를 향해 야권 단일화를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안 후보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선대위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의 담판 발언이 '위험한 발상'이라고 한 것과 관련해 "상대방에 대한 의사 타진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말씀했으니 일방적인 주장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안 후보는 전날 동아일보 인터뷰를 통해 윤 후보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단일화는) 서로 신뢰하면 10분 안에도 끝낼 수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굉장히 위험한 발상 아니냐”며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자신 위주로 하겠다는 말로 들려서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이 제시한 안 후보의 자진 사퇴를 통한 단일화에 관해서도 "그런 이야기는 한국 정치사상 들어본 적이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단일화가 아닌 완주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저는 제가 정권교체를 하러 나왔다.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모든 역량을 다 갖춘 후보는 저밖에 없다고 확신한다"며 "대통령으로서 도덕성, 여러 가지 가족 문제가 없다는 점, 특히 현재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전문성이나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만드는 과학기술에 대한 세계적 흐름을 제대로 잡고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상황 반전을 위해 기후환경 전문가인 김진수 전 정책보좌관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김 위원장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기후환경 회의 과정에서 정책보좌관을 역임했으며 외교·안보, 통일, 기후 환경 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안 후보는 "지금 여러 가지 30·40대, 20·30대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지 않는가"라며 "그다음에 또 환경 문제 역시 심각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들에 대해 저희를 잘 보완해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직 의원 200여 명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 촉구 성명을 낼 예정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승리의 길이라는 건 단일화의 길이라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 됐다"며 "이 정권에 의해 갈가리 찢겨 있는 국론 분열에 통합해야 하는데 통합을 내세우면서 우리끼리 통합을 못 하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