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에 외국인들이 매도강도를 높이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까지 치솟았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보다 41.15포인트(-3.72%) 급락한 1065.95으로 거래를 마치며 1070선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전일 미국 다우지수가 6년만에 7500포인트가 무너진채 장을 마감하자 이 여파로 국내 증시 역시 하락 출발하면서 낙낙폭을 키워나갔다.
특히 국내외 증시의 하락과 발 맞춰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올라서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더욱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그동안 관망세를 취하던 외국인들의 매도 강도를 높이면서 코스피시장에서 30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코스피시장에서는 개인만이 3440억원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609억원, 204억원 순매도했다. 투신 역시 1138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코스닥시장도 큰 폭으로 하락하며 37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17.53포인트(-4.56%) 급락한 367.14로 장을 마감했다.
그동안 정책테마와 엮이면서 주가상승을 주도했던 종목들이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낙폭을 더욱 키웠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기관만이 249억원 순매수한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88억원, 179억원 순매도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9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1500원대로 올라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원이 폭등한 150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같은 환율 레벨은 지난해 11월24일 1513원 이후 약 3개월만이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위원은 "최근 러시아, 동유럽 디폴트 위험이 제기됨에 따라 관련 부실이 서유럽 은행으로 이전되는 데 대한 우려가 형성됐고 주식시장에는 외국인 매도 확대로 영향을 받았다"며 "경기하강의 속도가 빠르고 대외 불안요인이 제기되고 있는데 반해 그간 주가 하락폭이 적었다는 것이 오히려 오늘 하락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은 "국내외 정부정책이 약효가 떨어졌다는 점, 유럽의 금융부실 문제는 만약의 경우 미국처럼 발권력을 동원하기 쉽지 않다는 점 등으로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소나기를 피해가는 보수적인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향후 시장은 박스권 하단 테스트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테마주를 포함한 단기 급등 종목은 비중을 축소하고 저점 매수 시점은 한템포 늦추는 대응 방법이 유효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유진투자증권 김보경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9일 연속 상승하면서 1500원을 넘었고 외국인 매도 역시 9일째 지속됐으며 선물시장에서도 동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지수 하락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시아시장에서의 외국인은 동유럽발 금융불안 확산과 미국 경기부양안에 대한 실망감, GM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에 따라 안전자산선호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