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 구매제한 이틀째…약국은 소포장 분주·편의점 “이번 주중 물량 풀려”

입력 2022-02-14 12:55 수정 2022-02-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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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판매 미허가 편의점서도 판매 가능…GS25, "내일 모든 점포서 판매"

정부가 코로나 자가진단키트 구매 제한에 들어간 둘째날인 14일 오전 서울 시내 약국에서는 대용량 포장된 키트를 낱개로 소포장하느라 분주했다. 구매 제한 첫날인 13일이 휴일인 탓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소분 작업을 위해 아직 판매에 나서지 않은 약국들이 대부분이어서 헛걸음을 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식약처는 지난 12일 자가검사키트의 1회 구매 수량이 1인당 5개로 제한하고, 약국과 편의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자가검사키트 유통개선조치를 13일부터 3월 5일까지 3주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자가검사키트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은 금지된다.

이날 오전 8시50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약국 앞에는 3명의 손님이 서성였다. 대기 중인 60대의 한 시민은 “확진자가 너무 많고, 보건소에 가도 줄이 너무 길어 기다려야 한다고 듣고 미리 사두려고 왔다”고 말했다. 오전 9시에 문을 여는 이 약국의 약사는 대기 중인 이들에게 “진단 키트는 오후에 입고되기로 해서 오후 3시 이후에 오면 된다”면서 “얼마인지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다른 약국 관계자는 “대용량 진단키트가 들어왔지만 소분을 위한 비닐팩과 일부 장비들이 들어오지 못해 오후나 돼야 판매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량은 충분하다”면서 “소분해서 판매하다 보니 따로 설명서가 없어 기존 설명서를 복사하거나 QR코드를 통한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25개 묶음 설명서에는 설명서가 1장만 들어 있다.

온라인 판매가 제한됐지만, 16일까지는 재고 처리가 가능하다. 온라인몰의 진단키트 판매자 페이지에는 키트 배송 문의와 빠른 출고를 당부하는 글들이 폭주했다. 가격은 올랐다. 지난달 말만 해도 개당 3000~6000원 수준이던 키트는 개당 9000~1만 원대로 올랐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25개입'을 구입해 나누자는 글들도 게재됐다.

편의점도 진단키트를 찾는 시민들이 많았지만 구하기는 아직 쉽지 않다. 이번 조치로 편의점 구입이 가능하지만 아직 현장에 반영되지 않은 탓이다. 일부 편의점의 경우 판매 준비에 일주일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자, 정부는 우선 약국에 10일부터 3일간 814만 명분의 물량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기로 한 상태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편의점 점원은 “문의가 많은데 들어오는 속속 팔려 오후면 재고가 아예 없다”고 전했다.

판매업 허가를 받지 않은 편의점에서도 진단키트가 판매된다. 기존에는 의료기기 판매업 신고증을 받은 일부 점포에서만 판매할 수 있었지만, 식약처는 지난 11일 체외진단의료기기 허가·신고·심사 등에 관한 규정’ 고시를 통해 식약처장이 정해서 공고하는 장소를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 이마트24, CU, GS25 등 체인화 편의점으로 정했다. 이와 함께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와 래피젠, 젠바디, 수젠텍 외에도 에스디바이오 제품 1개를 추가해 총 6개 품목의 시중 판매를 허가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15일부터 자가진단키트의 전국 점포 판매가 시작된다”며 “국내 편의점 업체 중 가장 빠르다”고 전했다. A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판매 허가 없는 점포에서도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전 점포 판매를 준비 중”면서 “이날 물량을 배분받고 이르면 16~17일께 매장에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일찍 터뜨린 것 같다”면서 “급작스런 발표로 아직 물량도 확보를 제대로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판매 허가 없는 편의점의 자가진단키트 소분 판매에 대한 약사회의 반발은 거세다. 의료기기를 취급해 보거나 의료기기 안전관리에 대한 개념이 없는 아르바이트 인력이 소분 판매를 진행하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는 검체 채취 방법뿐만 아니라 적절한 유통품질관리가 되지 않으면 정확도, 민감도 등이 영향을 받아 공중보건에 위해를 일으킬 수 있어 3등급 의료기기로 허가된 제품이다.

대한약사회는 이와 함께 대용량이 아닌 소포장 완제품 공급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비축해 놓은 물량도 즉시 풀라고 촉구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의료기기 판매업 허가도 없는 전국 모든 편의점에 완제품도 아닌 소분해 판매토록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에 대해 보건의료 전문가 단체로서 강력하게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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