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쪼개기’가 국내 증권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기업들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해당 기업에 투자한 개미들의 수익률도 함께 휘청이며 주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물적분할 계획을 발표한 9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LS일렉트릭은 전기차 부품사업을 신설회사로 물적분할하겠다고 밝혔다. 성장성이 높은 사업부를 떼어내겠다고 하자 시장은 빠르게 얼어붙었다. LS일렉트릭이 물적분할을 발표한 다음 날인 9일 주가는 10.21% 하락했다.
NHN은 지난해 12월 클라우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9일 콘퍼런스콜에서는 “책임 경영을 위한 선택”이라며 3년간 주주환원에 나서겠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날부터 주가는 나흘째 빠지고 있다. 물적분할 발표 전 4만8000원대였던 주가는 30% 가까이 하락했다.
포스코는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이야기가 흘러나온 지난해 12월 10일 주가가 전날보다 4.58% 하락했고, 세아베스틸도 물적분을 발표한 지난달 20일 주가가 13.83% 하락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도 물적분할 소식이 나온 2020년 9월 16일과 지난해 7월 1일에 주가가 각각 5.37%, 8.80% 빠졌다.
물적분할을 보류한 CJ ENM은 반등했다. 이 회사는 최근 콘텐츠 제작부문의 물적분할 계획을 잠정 중단하고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9.52%(9일) 급등했다. CJ ENM 주가는 지난해 11월 물적분할을 통한 신설법인 설립 추진 계획을 공시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물적분할 재검토 사례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대선주자들의 잇따른 기업 쪼개기에 대한 경고와 개인투자자들의 반대 분위기 속에 카카오는 물적분할을 통해 세운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한제당은 물적분할 공시를 내고도 주가 흐름이 견조하게 나타났다. 물적분할 자체가 주가에 악재로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며 “주주 가치 측면에서 어떤 방식을 취하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보다 더 중요한 점은 거버넌스가 소액주주를 챙길 수 있는 공정함을 갖췄는가에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