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 유가를 포함한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상승하는 등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제4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대응전략을 논의했다.
정부는 대(對) 러시아·우크라이나 교역비중 및 금융부문 익스포저가 해외 전체 익스포저 중 0.4%로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사태가 조기 진정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교역 비중을 보면, 러시아 대상 수출·수입 비중은 각각 1.5%, 2.8%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대상 수출·수입 비중은 각각 0.1%에 그쳤다.
다만 정부는 향후 긴장이 심화·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등 공급망 차질, 실물 경제 회복세 제약, 금융 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유가를 포함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다. 주요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는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지리적 특성상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전쟁 발발 시 전반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불안정성으로 최근 8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90달러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국제유가가 12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밀, 옥수수 등 곡물 자원 수출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곡물 가격 상승도 우려되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는 주로 사료용 밀과 옥수수를 수입하고 있다. 국내 사료용 밀·옥수수·대두 연간 수입량은 1722만 톤(t)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충돌에 따른 공급망 차질에 대비해 원자재·에너지·곡물 등 주요 품목의 물량을 사전 확보하고, 국내 생산 확대, 수입 다변화 등 수급 불안을 최소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