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유 대란’ 기회로...국내 정유사들 공급 확대 기대

입력 2022-02-14 17:29 수정 2022-02-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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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히선 가동률 감소로 정유제품 공급 막혀…"실적 개선에 도움"

최근 베트남에서 정유 시설 가동률이 크게 줄면서 주유소들이 휴업하는 등 공급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베트남에 대한 수출 물량을 늘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1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업계는 최근 베트남의 정유 공급 부족 현상을 예의주시하며 수출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찾고 있다.

최근 베트남의 최대 정유 시설인 '응히선'(Nghi Son)은 현금이 부족해 쿠웨이트로부터의 원유 수입을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가동률을 105%에서 80%까지 떨어지면서 휘발유 등 정유 제품의 자급률이 크게 줄었다.

베트남 정유 시장 점유율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응히선의 공급 감축은 연료 공급 부족 사태로 이어졌다. 베트남 안장에 있는 주유소 20곳 이상이 판매를 중지했을 정도다. 하노이의 주유소들은 하루평균 휘발유 판매량이 40%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당국은 앞으로 재고 부족으로 영업을 중단할 주유소들이 추가로 있을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유가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베트남의 정유 제품 공급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유가는 8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90달러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베트남의 다른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높이며 대응하고 있지만 부족한 공급분을 채우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이런 상황을 호재로 보고 있다. 정유 제품에 대한 자체 조달이 어려워지면 그만큼 해외 정유사들로부터 수입해오는 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 정유 제품 수입 비중에서 국내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우리나라는 말레이시아와 최대 정유 수출국 1~2위를 다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베트남 수출 물량은 2020년 2187만 배럴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2021년 1117만 배럴로 줄면서 말레이시아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정유설비 가동률 추이를 좀 봐야겠지만 지금 상황 자체는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정유사들의 베트남 수출 물량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자재 분석 업체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정유 설비 가동률 감소에 더해 코로나 완화 국면에 따른 이동 수요 증가로 국내 정유사들의 베트남 수출 물량은 1700만~1800만 배럴에 달할 전망이다. 2020년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보다는 5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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