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에너지 수급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4일 오후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대사관을 폐쇄하고 임시 거점을 우크라이나 서부로 옮길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이런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다. 서방국들은 러시아가 침공에 나서면 경제 제재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에서 유럽으로의 에너지 공급이 끊기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제로 침공할 경우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뛰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고,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하는 나라들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하루에 전 세계 원유 수요의 약 10%인 10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 유럽 최대 공급국이다. 미국은 러시아 석유의 주요 수입국은 아니다. 미국은 하루에 약 70만 배럴, 수요의 약 3%를 생산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경제의 에너지 의존도를 고려할 때 전쟁이 우크라이나 만큼은 아니어도 전 세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수만 명의 병력을 결집, 세계 에너지 시장에 냉전 종식 이후 세계가 보지 못했던 위협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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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디젤 가격 상승이다. 최근 디젤 가격은 매일 갤런당 1센트씩 오르고 있다. NYT는 디젤이 시골과 노동자 계층의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연비 효율이 낮은 자동차로 장거리를 운전하느라 수입의 많은 부분을 에너지에 소비하기 때문이다. 오일프라이스인포메이션서비스의 톰 클로자 글로벌 에너지 분석 책임자는 “일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1센트씩 오를 때마다 하루 400만 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디젤이 가장 걱정된다”며 “휘발유처럼 대중의 분노를 일으키진 않지만, 상업과 이윤에 조용한 살인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