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중고옷 팔고, 커피찌꺼기 받고···진화하는 '제로웨이스트'

입력 2022-02-20 14:18 수정 2022-02-2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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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유 팝업스토어 전경(사진제공=현대백화점)
▲마켓인유 팝업스토어 전경(사진제공=현대백화점)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국내 유통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다양한 참여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한 행사 차원에서 벗어나 중고옷 브랜드 스토어를 열고 고객 참여형 행사 등을 진행하며 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일까지 신촌점에서 친환경 캠페인 '해피니스 위드 그린 프렌즈(Happiness with green friends)'를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고객들이 집에서 처치하기 곤란한 물건을 수거해 리사이클하는 것으로, △커피박(커피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 업사이클 △화장품 공병 수거 △헌옷 기부 △페트병 수거 등이 진행된다.

고객들에게 기부받은 커피박은 업사이클링 기업 '커피큐브'에 전달돼 친환경 벽돌로 재탄생해 수출될 예정이고, 커피박을 기부한 고객에게는 커피박 연필을 증정한다. 또한 브랜드와 상관없이 화장품 공병을 세척해 가져오는 고객에게 신촌점 화장품 매장에서 즉시 사용 가능한 5000원 금액 할인권을 증정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친환경 행사는 고객과 백화점, 의류업체가 함께 참여해 기존에 버려지던 것들을 새롭게 재탄생시킨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 판교점에서는 세컨드핸드(Second Hand·중고품) 기업 ‘마켓인유’의 팝업스토어가 열려 목표매출의 2배가 넘는 성과를 거뒀다. 마켓인유는 미국에서 중고 의류를 직수입해 선별작업과 세탁을 거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중고 의류지만 낮은 가격과 좋은 품질이 입소문이 나며 고객들이 찾는 브랜드가 되고 있다. 여기에 친환경 이미지까지 더해지며 이번 행사도 백화점 측이 입점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사진제공=GS리테일
▲사진제공=GS리테일

버려진 페트병을 활용해 유니폼으로 재탄생시키는 선순환 구조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편의점 GS25는 폐페트병 18개로 만든 업사이클링 유니폼을 이달부터 직영점 등에 보급한다. 이는 GS25가 지난해 2월 아웃도어 기업인 블랙야크와 손잡고 투명 페트병의 자원 재활용 확대를 위한 친환경 사업 제휴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GS25에서 수거된 약 1톤의 무라벨 생수병은 블랙야크의 페트병 자원 순환 기술을 거쳐 일부가 GS25 유니폼 50벌로 재탄생했다. GS25는 내구성 등을 검증해 전 점포로 유니폼 보급을 확대하고, GS리테일의 물류 자회사인 GS네트웍스의 동계 유니폼도 친환경 업사이클 유니폼을 적용해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 경영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또한 롯데홈쇼핑은 스타트업 기업인 마린이노베이션과 손잡고 우뭇가사리, 모자반 등 버려지는 해조류를 활용한 다이어리 노트, 에코링메모장, 미네랄 캘린더, 재활용 펄프 소재의 크라프트백 아웃박스, 커피 부산물을 활용한 커피펜슬 등을 세트로 제작해 임직원 및 파트너사에 제공했다.

친환경은 모든 기업들이 표방하고 있지만 예전엔 생소했던 중고품 판매나 폐자재 활용 등의 트렌드를 이끄는 것이 MZ세대라는 점이 최근 달라진 분위기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MZ세대들은 소유보다 사용과 경험을 중시한다”면서 “이들에게는 중고품 판매나 재활용 등도 경험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유통업체들도 이를 소비로 연결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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