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긴장과 금리인상 기조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통신주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선 견조한 실적과 배당 매력에 커지면서 주가가 낮은 상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지난 17일 기준 올해 들어 주가가 5.9%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가 7.8% 하락해 2740선으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인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과 금리 인상 기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증시가 연일 휘청이는 가운데 경기 방어주로서 가치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2.2% 떨어졌지만 상대적으론 선방한 모양새다. 이달 들어선 2.7% 오르면서 전날까지 1만3300원으로 올라섰다. SKT는 4.1% 하락했다. 이달 들어선 박스권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증시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경기방어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신 3사는 지난해 견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꾸준한 수요가 늘 뒷받침 되는 통신 분야의 특성 상 코로나19의 타격으로부터 자유로웠다. KT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1.2%오른 1조6718억 원으로 예상을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SK텔레콤은 전년 대비 11.1% 오른 1조3900억 원을 기록했고, LG유플러스도 전년 대비 11% 상승한 9790억 원을 달성했다.
실적에 뒷받침 되면서 배당 매력도 높아졌다. KT는 지난해 주당배당금으로 1910원을 책정하면서 전년 대비 41.5% 올렸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KT의 주당배당금이 최소 2200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주당배당금을 550원으로 22.2% 높였다. 올해부터는 실질 배당 성향을 35%에서 40%로 상향하면서 배당수익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올해 LG유플러스의 주당 배당금이 750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텔레콤은 166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하나금융투자는 SK텔레콤 주당배당금 올해도 3300원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통신3사의 배당수익률은 5~6%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적인 실적과 배당매력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따라오지 못한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올해 1분기 실적까지 실적 공개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나타낼 거란 전망도 나왔다. 김홍식 하나금투 연구원은 “통신업은 향후 예정된 실적·배당 발표가 주가를 올릴 것”이라며 “1분기 실적을 보면서 높은 주당배당금으로 성장 확신이 높아지면서 오는 5월까지 통신주의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외 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안정성을 찾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도 몰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불거진 지난해 12월 이후 전날까지 외인의 통신3사 순매수 규모는 3581억 원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1709억 원)에 이어 KT(1181억 원), LG유플러스(691억 원)까지 투자거래가 늘었다.
대선 통신 공약도 역대 규제 수준을 감안하면 호재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과거와 달리 일방적인 요금인하 공약이 사라지면서 규제 압박이 줄어들 거란 얘기다.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가계통신비 관련 공약 중 '5G 중간 요금체계 도입’, ‘전국민 휴대폰 데이터 안심 요금제 도입’ 등 공약을 내건 것 이외엔 이렇다 할 통신 공약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9대 대선에서의 통신비 인하(선택약정할인율25% 상향조정. 기초연금수령자대상혜택제공)와 비교하면 요금 인하 압박의 수위는 상당히 낮은편으로 판단된다”며 “공약이 실천된다면, 규제 리스크에 대해서는 우려를 거두어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