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순수토지(토지와 건축물이 일괄거래된 내역을 제외한 토지)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기준 순수토지 거래량은 124만8084건(필지)이다. 이는 2006년 해당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연간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부동산원이 집계한 거래량 통계는 신고 일자 기준으로, 지분 거래를 비롯해 매매, 증여, 교환, 판결 등이 모두 포함됐다.
전국 순수토지 거래량은 2006∼2014년 90만∼100만 건 대에서 2015∼2017년 110만 건대로 증가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다시 100만 건대로 줄었지만 2020년(113만569건)과 지난해(124만8084건)에는 잇달아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건축물 부속 토지를 포함한 전체 토지 거래량은 약 329만6622건으로 전년보다 6.0% 줄었지만, 같은 기간 순수 토지 거래량은 10.4% 늘었다.
지역별로 경기의 순수토지 거래량은 31만 7838건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30만 건을 넘으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순수토지 거래량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5.5%로, 이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순수토지 거래 4건 중 1건 이상이 경기에서 이뤄진 셈이다.
이 밖에 △충남 13만8999건 △전남 13만5407건 △전북 9만646건 △충북 7만5644건 △인천 3만2919건 등 해당 지역들에서도 지난해 순수토지 거래량이 연간 최다치를 기록했다.
이런 토지 거래 호황은 강력한 주택 규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교통을 비롯한 개발 호재 이슈가 쏟아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순수토지 시장의 활황은 그만큼 전국적으로 개발 호재가 많았다는 뜻"이라며 "주택 시장에 초강력 규제가 지속하는 가운데 개발 계획에 따른 땅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토지 거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국 토지 거래액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토지·건물 빅데이터 플랫폼 밸류맵에 따르면 지난해 지분 거래를 제외하고 계약된 전국 토지 거래액은 110조509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80조8235억 원 대비 36.2% 증가한 수치다.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전국적으로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들이 본격화하면서 토지 투자 수요가 늘었다"며 "상반기까지 주거용 부동산 가격 상승세로 개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개인이든 법인이든 토지 확보를 많이 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