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팬데믹 경제적 영향 완화하고 있지만…정상화는 요원

입력 2022-02-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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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소매판매 3.8% 늘어나...10개월래 최대 상승폭
비농업고용 등 다른 경제지표도 양호
높은 인플레·경제에 대한 우울한 전망 등 부정적 요소도 여전

▲미국 워싱턴D.C.의 이스턴마켓에서 9일(현지시간) 한 손님이 정육점에서 고기를 주문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의 이스턴마켓에서 9일(현지시간) 한 손님이 정육점에서 고기를 주문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온전히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진단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팬데믹이 이어지고 있지만, 고용이나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8% 늘어나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소매판매는 미국 실물경기를 지탱하는 ‘소비’를 척도화해 전반적인 경기 건전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이보다 앞서 이달 초 발표된 1월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도 46만7000명으로 시장 전망치(15만 명)를 크게 웃돌자 일각에서는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양호한 상태를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방역 규제도 점차 완화하고 있다. 뉴욕과 매사추세츠 등 상당수 주 정부가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다. 캘리포니아주는 17일 미국 주 정부로는 처음으로 코로나19를 비상사태가 아닌 ‘관리 가능한 장기적 위험’으로 취급한다며 새로운 공중보건 접근 방식을 발표했다. 사실상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위드 코로나’ 전략을 마련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정상화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중단됐던 업무 패턴이나 사람들의 접촉, 지출 등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재조정되는 과정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가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미국 소비자 심리도 아직 위축된 상태다.

▲사진은 한 행인이 미국 뉴욕에서 10일 휘발유 가격이 표시된 주유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욕/EPA연합뉴스
▲사진은 한 행인이 미국 뉴욕에서 10일 휘발유 가격이 표시된 주유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욕/EPA연합뉴스
NYT는 각종 설문조사 결과에서 미국인의 상당수가 팬데믹 위기 첫해로 직장 폐쇄와 실직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0년보다 지금 경제 상황을 더 우울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경제정책 연구를 총괄하는 웬디 에델버그는 “순진하게도 처음엔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되기만 한다면 6개월 전후로 경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했었지만, 그 스위치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백신 등장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면서 일시적으로 경기 낙관론이 힘을 받았다가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불거진 지난해 패턴이 올해에도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발생한 노동력 감소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는 데다가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이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일부 병목현상은 최근 몇 개월 새에 해소됐지만, 전체 글로벌 공급망이 다시 원활하게 작동하기까지는 향후 수년은 걸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노동력 수급 불균형도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 팬데믹 초기 당시 실직하거나 퇴사했던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일터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뉴노멀 시대’가 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코로나19 충격이 완화하더라도 그 여파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새로운 변화가 곧 정상인 상태가 될 것이란 이야기다. NYT는 “공급 부족으로 문제를 겪었던 회사들은 앞으로도 더 많은 재고를 유지하는 등 비용 증가 부담을 감수할 수 있다”면서 “또 자동화나 원격 근무 형태도 영구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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