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막 오른 기술전쟁 시대, 첫 번째 생존해법은 ‘보안’이다

입력 2022-0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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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은(상지대학교 경찰법학과 교수)

글로벌 패권 경쟁 속 ‘기술 대전’이 격화되고 있다. 첨단기술 보유가 기업 성패, 나아가 국가 미래 생존을 좌우하게 된 상황에서 기술 우위를 점하기 위한 각국 정부ㆍ기업들의 공격적 행보는 ‘무혈 전쟁’을 방불케 한다. ‘기술 대전쟁’(Technology Great War) 시대가 본격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첨단기술 개발 및 관련 인재 육성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 바로 ‘보안’이다. 기술전쟁 시대에서 보안은 전시 방어 태세라 할 수 있는데 전시에는 방어 능력이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고려할 때, 현시점 우리의 첫 번째 생존 해법은 첨단기술을 안전하게 지켜내는 보안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도 기술 보호 역량을 제고하기 위하여 법ㆍ제도 마련 등 다양한 정책 수단들을 동원하고 있는데, ‘기술주권 확보’가 각국 핵심 현안으로 부상한 만큼 정부 차원 노력들이 경주되고 있는 점은 대단히 긍정적이다. 특히, 올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강화 및 보호 특별법’은 △국가ㆍ사업자 등의 보호 책무 △구체적인 보호조치 등을 담고 있어 첨단기술 보호 활동에 대한 법적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과기정통부가 2.10 발표한 ‘정보보호산업 육성 계획’도 우리 기업의 보안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한 보안 산업에 본격적인 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도 1.21 국회에 경제안보 전담 부서인 ‘산업기술안보국’ 신설 계획을 보고하는 등 관련 업무수행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첨단산업기술은 개별 기업의 영업비밀로 간주됐고, 보안 부문 투자 역시 비용으로 인식되는 등 기술 보호는 기업경영ㆍ국정 운영상 부차적인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국, 중국, 일본 등을 위시한 세계 각국에서 반도체ㆍ원전ㆍ의료 등 첨단산업기술을 글로벌 패권 경쟁의 중대요소로 간주하면서, 보안 문제도 국가의 사활적 이익이 걸린 안보 이슈가 되고 있다. 결국 첨단기술 보호에 있어 정부 역할 확대는 국가 생존전략 일환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경제안보ㆍ첨단기술 보호와 관련한 전담조직(컨트롤타워) 신설 논의를 지속하는 한편, 기업 참여를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고안해 정책 속도에 민간이 발맞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첨단기술을 실제 보유ㆍ운용하고 있는 주체는 기업이므로, 정부의 일방적 관리 강화만으로는 기술 보호 효과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이버해킹 등 신종 수법으로 첨단기술 탈취 시도가 고도화ㆍ지능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 대응능력 및 수사력 향상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정부, 시장(기업), 개인 모두는 누구랄 것 없이 첨단기술 보안의 주체다. 이 중 어느 한 주체라도 보안을 소홀히 한다면 기술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각축전 속에서 미래 국가생존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글로벌 기술전쟁의 시대에는 ‘보안즉생(保安則生)’, 지키는 것이 곧 살 수 있는 길임을 다시 상기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및 (사)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 공동기획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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