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허찔린 민주당, ‘광주형 일자리’ 본딴 ‘광주형 쇼핑몰’ 어때요

입력 2022-0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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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들 정치경제부 기자

“상생과 연대의 광주 정신을 훼손해 표를 얻겠다는 알량한 계략.”

민주당 선대위의 ‘을(乙)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을 겨냥해 이같이 비판 입장을 내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했다. 이는 전통시장, 소상공인 사업장이나 골목상권 피해에 대한 문제를 넘어섰다.

‘광주 정신’을 거론하면서 윤 후보 공약에 맞대응한 민주당 태도 때문이다. 호남 홀대론을 넘어 ‘호남 가스라이팅’이란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광주와 호남이 민주·개혁 세력의 본산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5·18 광주 정신에만 기대어 호남 민심에 소구하려던 민주당의 속내가 이번에 허를 찔린 것도 사실이다.

‘세대론’으로 접근하면 앞으로의 파장은 더욱 명확하다. 울리케 유라이트 등의 저서 ‘세대란 무엇인가’에선 오늘날 ‘세대는 감정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20대란 연령대는 대한민국 어디에 살더라도 비슷한 정서적 공동체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이제 호남 2030세대는 5·18 광주 정신을 이어받은 부모 세대와 달리 지역 색채가 희석돼 특정 후보에 몰표를 주는 식의 호남 특유의 ‘전략적 선택’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고’와 무관한 스윙보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이를 파고든 복합쇼핑몰 공약이 일으킨 파급력은 ‘광주시민의 민주 의식과 그 역사를 대형 쇼핑몰에 파는 명품으로 바꿔보겠다는 것’(우원식 민주당 의원) 식의 변을 무색케 한다.

실제로 복합쇼핑몰의 출점 여부와는 다른 문제다. 거창하게 광주 정신까지 꺼내들지 않고도 차라리 이낙연식의 ‘검토해 보겠다’ 정도의 톤이었으면 여파를 잠재웠을 것이다.

애초에 출점 갈등을 빚어 온 복합쇼핑몰 문제를 하필 전통시장 한복판에서 대놓고 꺼내 든 윤 후보도 염치 없기는 매한가지다. 첨예한 갈등을 조정하라는 게 정치 본질인데 도리어 부추긴 셈이다.

민주당이 만회할 차례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광주형 일자리’를 롤모델로 삼아 보자. 광주광역시에서 최초로 구상해 추진한 노사상생형 일자리창출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를 본뜬 ‘광주형 복합쇼핑몰’을 제안한다. 2030세대와 상생 정신을 쌍끌이 흥행시키자.

flower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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