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다음 타자는 위스키…롯데·신세계도 눈독

입력 2022-02-23 11:00 수정 2022-02-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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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음주 문화가 종전의 회식 위주에서 혼술·홈술로 바뀌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와인에 이어 '아재 술'로 치부되던 위스키도 MZ세대의 유입으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유통공룡 롯데와 신세계도 단순 유통에서 제조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어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9일 이마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판매한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 14년산'은 500여 병이 2시간 만에 매진됐다. 10만 원대 중반 가격으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주류 중에서는 고가에 속하지만 빠른 속도로 판매가 끝났다.

지난해 12월 이마트 잠실점 위스키 전문매장 '위스키바'에 들어온 2억5000만 원을 호가하는 '고든액맥페일 글렌리벳 제너레이션스 80년'은 전시와 동시에 판매됐고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특가로 선보인 싱글몰트 위스키 '탐나불린'과 '달모어' 역시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코로나19로 직장내 회식이나 단체모임이 힘들어지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집에서 혼자 즐기는 주류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유통가에서는 와인이나 브루어리(수제) 맥주 소비가 크게 늘었는데, 최근에는 이같은 주류 소비 열풍이 위스키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이마트에 따르면 코로나가 3년째 기승을 부리면서 위스키 매출액이 2020년에는 전년대비 45%, 2021년에는 65.8%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는 지난 9일까지 53.9%가 뛰었다. 2019년에 전년 대비 1.3% 감소했던 위스키 매출이 코로나를 기점으로 반등한 것이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올해 설 선물세트 판매기간(1월 7일~30일) 주류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 설보다 17.3% 신장한 가운데 특히 위스키 판매량은 22% 급증했다.

수입액도 다시 늘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수입액은 1억 7534만 달러로 전년 대비 32.3% 늘었다. 위스키 소비 역시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가 이끌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지난해 12월 진행한 위스키 구매 연령층 조사를 보면 지난해 한 번이라도 위스키를 구매한 적 있다고 응답한 3400명의 소비자 중 30대가 33%, 20대가 20%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가 인기를 끌자 롯데, 신세계 등 유통 공룡들도 위스키 시장으로 영토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 동안의 단순 유통에서 벗어나 직접 제조까지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기업설명회를 열고 위스키 증류소 경력직 채용에 나서는 한편 스코틀랜드 위스키 제조 장인과 고문계약을 맺어 현재 공장 부지 선정에 나서는 등 신규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한국식품연구원과 한국형 위스키 개발 연구를 시작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의 주류유통 전문기업 신세계L&B도 위스키 사업 진출을 위해 경력직 수시 채용에 나서는 한편 위스키 제조공정을 세팅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르면 내년 중에 공장 설립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가 위스키 직접 제조에 나선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스코틀랜드 등 전통 위스키 생산국들과 같은 품질의 위스키를 생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만큼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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