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소주 가격 82원 오른다는데…식당서 1000원 오르는 이유는 뭔가요

입력 2022-02-2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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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퇴근길. 때로는 동료, 친구들과 때로는 홀로 기울이는 소주 한잔에 하루의 고단함을 털어냈던 기억들 한번쯤 있으시죠. 항상 싸고 편하게 즐길 수 있어 서민의 술이라고 불렸던 소주의 가격이 3년 만에 인상된다고 합니다.

하이트진로 참이슬의 출고가가 기존 1081.2원에서 1163.4원으로 82.2원 오른다고 하는데요. 100원도 오르지 않는데 무슨 호들갑이냐고 하겠지만, 소비자들이 실제 소매점에서 부담해야 하는 가격은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식당에서 소주 한 병을 시킬 경우 5000~6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하니, 더 이상 서민의 술이라고 부르기 어렵겠네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출고가는 80원 가량이 오르는데 왜 식당에서 1000원이 오르는 걸까요.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소주가 진열돼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대한주정판매는 지난 4일부터 소주의 원료인 주정 가격을 7.8% 인상했다. 주정 가격이 오른건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뉴시즈)
▲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소주가 진열돼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대한주정판매는 지난 4일부터 소주의 원료인 주정 가격을 7.8% 인상했다. 주정 가격이 오른건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뉴시즈)

하이트진로, 참이슬 7.9% 인상…도미노 인상 현실화될 듯

국내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23일부터 소주 제품 출고가를 7.9% 인상합니다. 이에 따라 참이슬 출고가는 기존 1081원에서 1166원으로, 진로는 1015원에서 1096원으로 각각 80원가량 오른다고 합니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19년 5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 지 약 3년 만입니다. 하이트진로 측은 이번 가격 인상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원재료비 등 각종 비용이 감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실제 이달 소주 주정(에탄올) 가격은 10년 만에 평균 7.8% 올랐다고 합니다. 여기에 병뚜껑 가격과 빈용기보증금 취급 수수료 등 원부자재값도 줄줄이 오르고 있습니다.

주류업계에서는 “사실 누가 먼저 올리나” 눈치만 보고 있던 상황이었다고 말합니다. 하이트진로가 먼저 총대를 메면서 소주 가격의 도미노 인상은 현실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벌써 무학과 보해양조가 소줏값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보해양조는 다음달부터 ‘잎새주’, ‘보해소주’, ‘여수밤바다’, ‘복받은부라더’ 등의 출고가를 평균 14.62% 인상한다고 합니다.

무학도 다음달부터 ‘좋은데이’와 ‘화이트’의 출고가를 평균 8.84% 인상합니다.

소주 출고가격이 인상되면서 소매가격도 오르게 됩니다. 업계에서는 편의점 판매가격의 경우 현재 1800원에서 1950원 선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 병당 4000∼5000원에 판매 중인 식당가 소주 가격이 5000∼600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점입니다. 저녁 회식자리에서 ‘소맥’ 한잔을 마시려면 1만 원이 넘는 돈을 내게 되는 것이죠.

식당 소주가격은 1000원 가량 상승…"유통과정 거치며 단계별 마진 붙어"

술꾼들의 슬픈 외침이 들리는 듯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분명 출고가격은 80원 정도밖에 오르지 않는데, 식당에서 판매가격은 왜 1000원이나 오르냐는 것입니다.

그 비밀은 ‘유통구조’에 있습니다. 하이트진로 같은 주류제조사가 만든 제품은 주류 취급 면허 취득 전문 도매상에게 넘겨져 소매점에서 판매됩니다. 주류제조사→주류 취급 면허 취득 전문 도매상→소매점→소비자로 이어지는 구조이죠. 이 단계를 거치는 동안 단계별 마진이 붙으면서 출고가와 판매가의 차이가 벌어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식당인 소매점에서는 1400~1600원 정도 가격으로 소주를 공급받게 되는데, 왜 5000~6000원의 가격이 나오게 되는 걸까요. 식당에서도 마진을 붙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과정에서 정확한 산출식이 있어 그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업주 자율에 맡겨지는데 지역이나 업종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똑같은 소주라고 하더라도 강남과 강북의 식당에서 가격 차이가 있는 것은 다들 아시죠.

식당 소주 가격 인상분 1000원은 이번 소주 출고가격 인상에 더해 최근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분까지 더해져 결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당장 식당에서 1000원 오른 가격에 소주가 판매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작구에서 호프집을 경영하는 A씨는 "출고가격이 오른다고 곧바로 가격을 올리지는 않는다"며 "보통 프랜차이즈 식당 등이 가격을 올리면, 따라서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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