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상환유예 ‘부실 뇌관’ 될라…금융위, '자영업자 부채 DB' 구축까지 검토

입력 2022-02-22 16:08 수정 2022-02-2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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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경영·재무상황 파악…부실 선제 관리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금융당국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주머니 사정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3월 종료 예정이던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만기연장ㆍ상환유예 조치가 한 차례 더 연장되면서 우리 경제의 ‘부실뇌관’이 될 가능성이 커지자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재무 상황에 대해 미시 분석에 돌입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영업자 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며 해당 대출의 부실 위험에 대비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운영 중인 금융권의 의견수렴 등 충분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연장될 경우 당장 빚을 갚아야 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동시에 이 빚의 부실 위험도 한층 커지게 됐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빚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상환 능력이나 부실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다.

차주의 상환능력에 대해 면밀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금융권은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현실화에 대비하곤 있다. 하지만 현재 마련해놓은 대책이 충분한지, 또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보통 원금이나 이자 상환이 이뤄지는 걸 보고 차주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지만, 만기연장이나 상환유예 조치를 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의 경우 건전성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 같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실 현실화 우려에 선제적으로 부실을 관리하기 위해 자영업자의 경영·재무상황에 대해 세밀하게 파악하기로 결정했다. 이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자영업자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대책을 심도 있게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금융위는 자영업자의 경영·재무상황이 제대로 이뤄지고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면 올해 계획했던 ‘자영업자 부채 DB’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자영업자 부채·상환능력 데이터 등을 종합한 ‘자영업자 부채 DB’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DB가 마련되면 개인 사업자 대출 현황과 함께, 업종별 업황, 매출 규모, 영업형태 등을 면밀히 분석해 부실 위험이 누적될 가능성을 종합점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경영·재무상황에 대해 분석하며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이라며 “다만 자영업자 부채 DB를 구축하는 것은 현재 모이는 데이터가 DB를 구축할 수준인지 파악한 뒤 결정할 예정이며 아직 확정된 바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고자 지난 2020년 4월 시행된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는 6개월 단위로 3차례 연장됐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만기 연장 채권 잔액은 115조 원에 달한다. 원금 유예와 이자 유예의 잔액은 각각 12조1000억 원과 5조 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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