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23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대 러시아·우크라이나 교역 비중과 금융 부문 익스포저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긴장이 더욱 심화하거나 장기화하면 원자재 등 공급망 차질,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실물경제 회복세 제약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교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병력 파견을 지시했다. 이에 미국 등은 러시아 규탄에 더해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 등 2개 은행에 대한 서방과 전면 거래차단 등 즉각적인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이 차관은 먼저 “최근의 긴장 고조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직 주요 부문에서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특이동향, 이상징후 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은 일부 영향을 받는 상황이나, 원·달러 환율이 주요 통화 대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등 아직은 큰 충격으로 파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2월 수출도 20일까지 13.1% 증가(전년 동기 대비)했으며, 수입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고의존 품목의 재고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차관은 “대부분 품목은 수입선 전환, 국내 생산 등을 통한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축유는 106일분이 확보돼 있으며, 사료용 밀과 옥수수는 각각 7월 말, 6월 말까지 사용 가능한 물량이 준비돼 있다.
이 차관은 다만 “향후 대규모 군사충돌 발생 및 강도 높은 제재가 이어질 경우 경제적 파급영향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각별한 긴장감과 경각심을 가지고 우크라이나의 정세 불안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TF를 통해 매일 에너지·공급망·실물·금융 등 모든 관련 분야 상황을 일일 단위로 파악·점검하고, 수출 및 기업 전담 지원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코트라, 무역보험공사, 무역협회 등을 중심으로는 수출신용보증 무감액 연장, 보험금 신속 보상·가지급 등 무역금융 지원방안을 준비한다. 더불어 가스·원유·유연탄 등 에너지원별 물량 사전 확보한다.
이 차관은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와 우크라이나 비상대응 TF 중심의 비상 점검·대응 체제를 유지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