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공포에 계좌 비운 개미들…‘예탁금·빚투’ 모두 줄었다

입력 2022-02-24 14:54 수정 2022-02-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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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기조ㆍ금리인상에 우크라 이슈까지…개미 “소나기부터 피하자”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미들이 계좌 비우기에 나서고 있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과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융자거래 금액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63조70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71조7238억 원 대비 13% 감소한 규모로, 8조 원가량 줄어들었다. 지난달 1월 19일~20일 이틀간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 따른 수급 불안으로 50조 원대 예탁금을 기록한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올해 최저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1월 70조 원대에서 2월 들어 60조 원대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이슈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최근 5거래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우크라이나군이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지역을 선제공격했다는 보도가 나왔던 지난 17일에만 개인투자자는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00억 원을 순매도했다.

‘빚투(빚내서 투자)’로 주식에 투자하는 규모도 줄었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연초 23조 원대에서 이달 22일 20조 원대로 12% 쪼그라들었다. 최근 한 달 사이에는 약 2조5000억 원이 급감했다. 증권사들의 대출 잔고는 5일 연속 감소 랠리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긴축 기조와 금리인상으로 부진한 증시흐름이 연초부터 이어지자 국내 증시를 이탈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900, 2800선을 차례로 내준 뒤 한때 2600선 아래를 밑돌기도 했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코스피지수는 10% 이상 빠졌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서 신용융자 거래도 위축됐다. 금리인상으로 빚내서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거래 비용 부담이 커지는 탓이다.

2월 들어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불안까지 덮치면서 일단 소나기부터 피하고 보자는 개인투자자들이 더 늘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정 부분 우크라이나 이슈가 증시에 일정 부분 반영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상존함에도 제한적인 주가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지정학적 이벤트로 유가, 곡물 등 상품 가격 상승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하면서 기업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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