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는 23일(현지시간) 금융불안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는 우려속 정부 정책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12년 만에 최처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50.89포인트(3.41%) 하락한 7114.78에 장을 마감, 지난 1997년 5월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6.72포인트(3.47%) 밀린 743.33에 거래를 마쳤다. 이 역시 1997년 4월이래 최저치를 경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전장대비 53.51포인트(3.71%) 떨어진 1387.72에 장을 끝마쳤다.
미 증시는 이날 은행 국유화 가능성과 스트레스 테스트를 앞두고 금융 불안감이 어느 정도 완화된 모습을 보였지만 불안감이 완전히 제거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과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평가로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씨티그룹과 정부가 보유 지분을 최대 40%까지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 씨티가 완전히 국유화될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인식으로 미 증시는 이날 상승 출발했다.
아울러 오는 25일 스트레스 테스트가 시행될 것이라는 소식으로 금융 불안감이 어느 정도 희석되면서 은행주를 필두로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연방저축기관감독청(OTS), 통화감독청(OCC) 등 5개 감독기관은 이날 합동성명을 통해 금융기관에 신규 자본을 투입하고자 '스트레스 테스트'를 포함한 새로운 자본지원 프로그램을 25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과 더불어 국유화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인식에 씨티그룹 주가는 10% 가까이 급등 마감했고 선트러스트 뱅크, US뱅콥이 동반 7%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아메리카 은행, 웰스파고는 각각 3.17%, 1.1% 올랐다.
반면 JP모간체이스는 이날 1% 이상 하락했고 AIG는 정부의 추가 지원을 받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급락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인식으로 금융주의 상승폭은 제한됐다. 정부가 은행에 자본을 투입해 전환 우선주를 취득하겠지만 이는 은행의 자본구조를 개선하려는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주요 외신들은 이와 관련, 정부가 오는 25일부터 은행권의 회생 능력을 검증할 스트레스 테스트에 나선 이후 최종 결과가 나올 수주 동안 시장은 불확실성에 휩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던 기술주에 역시 지속되는 경기침체 앞에 수요감소 우려로 매물이 늘어나면서 오후들어 낙폭이 확대됐다.
모간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침체 심화에 따른 시장상황 악화가 예상된다며 기술주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축소'로 유지한다고 밝힘에 따라 하락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됐다.
모간스탠리 하이테크 35지수는 이날 4.2% 하락세를 보였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1% 떨어졌다.
종목별로는 인텔이 5.5% 하락하며 급락세를 연출했고 휴렛팩커드(HP)도 6.3% 급락했다. 오라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는 4% 이상 동반 내림세를 시현했다. 선마이크로 시스템, 델 역시 5% 이상 떨어졌고 구글도 4% 이상 내렸다.
한편, 국제유가는 지난주말에 이어 주가가 추가 급락하는 등 미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주말에 비해 배럴당 1.59달러 하락한 38.4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