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흥행 가르는 ‘안전마진’…시세차익 있어야 청약통장 쓴다

입력 2022-02-23 17:00 수정 2022-02-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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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레빌 영등포' 경쟁률 200대 1
주변보다 2억~3억 저렴 '안전마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지난해 청약 시장은 분양이 나왔다하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가도를 달렸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강남4구 역시 2주 연속 하락하는 등 정부에서는 줄곧 ‘부동산 시장 하향 안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트 분양 시장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낮게 형성돼 확실한 ‘안전마진’이 보장될 때 청약통장이 몰리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에 들어서는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는 1순위 해당지역 청약을 접수한 결과, 57가구 모집에 1만1385건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200대 1에 달했다.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전용면적 59㎡ 유형은 20가구 모집에 무려 7938건이 접수돼 39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는 총 156가구, 2개 동으로 들어서는 주상복합 아파트다. 단지 자체가 소규모고, 공급되는 면적도 전용 49~59㎡로 소형밖에 없다. 게다가 계약금을 분양가의 20%까지 납부해야 하지만, 청약통장이 대거 몰려 올해 서울 첫 분양인 강북구 ‘북서울자이 폴라리스’와 온도차가 컸다. 북서울자이 폴라리스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전용 84㎡형 기준 분양가가 9억9600만~10억3100만 원으로 높게 책정됐다. 그 결과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총 259가구 모집에 1만157건이 접수돼 경쟁률이 34대 1에 그쳤다.

반면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의 분양가는 5억5000만 원~6억7000만 원 사이에 형성됐다. 인근에 있는 당산계룡리슈빌3단지의 전용 49㎡가 9억 중반대에 매매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했고, 시장에서는 안전마진이 확실한 단지로 인식됐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앞서 청약을 받은 세종시 도담동에 있는 ‘도램마을13단지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도 이른바 ‘로또 청약’이라 불리며 전국에서 청약 통장이 몰렸다. 해당 단지 1순위 청약은 20가구를 모집했는데 무려 7만22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은 3511.35대 1을 기록했다.

2014년 10월 공공건설임대주택으로 지어진 이 단지는 임대의무기간이 지나 기존 임대인들에게 우선 분양 전환했고, 이후 남은 주택을 이번에 공급했는데 분양가가 8년 전 정해진 확정 분양가로 공급돼 시세보다 확연히 저렴했다. 실제로 전용 59㎡형의 분양가는 1억4126만~1억4333만 원이었는데 이 단지 전용 59㎡형은 지난달 4억9500만 원, 지난해 12월에는 5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경기 하남시에서도 시세보다 5억 원가량 낮은 가격에 무순위 청약 물량이 공급됐는데 1가구 모집에 무려 9486건이 접수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 청약 시장은 위치, 가격,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전략적으로 통장을 꺼내 쓸지 말지 결정하게 돼 최고 경쟁률이 나오는 곳도, 미달인 곳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가는 대개 주변 신축 시세와 비교했을 때 높지 않지만, 대규모 단지가 아니거나 위치가 애매한 경우에는 안전마진이 확실해야 청약에 도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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