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서방 제재, 아무 것도 못 바꿔” 비아냥

입력 2022-02-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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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 없이 살아본 날 하루도 기억 못해"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러시아 대사관 전경이 보인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러시아 대사관 전경이 보인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가 서방사회의 러시아 제재를 두고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나톨리 안토노프 대사는 이날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미국의 제재는 러시아 관련 어떤 것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서방사회의 제재 없이 살았던 날을 하루도 기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제재) 환경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며 “단순히 생존 수준이 아니라 국가를 발전까지 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오히려 으름장을 놨다.

그는 “러시아 제재로 글로벌 금융과 에너지 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도 마찬가지고 미국 시민들도 가격 상승의 결과를 고스란히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서방사회는 전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친러파 장악 지역을 독립 승인하고 군을 파병한 데 대해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은 이날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VEB와 방산지원특수은행인 PSB 2곳, 그리고 이들의 자회사 42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푸틴 대통령 측근의 아들 3명도 제재 목록에 포함됐다. 서방 금융시장에서의 러시아 신규 국채 거래도 제한했다. 러시아 정부가 서방에서 새로 자금을 조달할 길을 차단해 돈줄을 조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 발맞춰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영국도 러시아 은행 5곳과 재벌 3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독일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노르트스트림2는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약 1200km의 대규모 송유관 사업으로, 서방의 대러 제재 핵심으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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