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 가팔라진 인구절벽, 대책은 백약이 무효

입력 2022-02-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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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81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진 인구의 자연감소도 2년째 이어졌다. 세계 꼴찌 출산율로, 한국사회 전반에 심대한 충격을 가져올 ‘인구절벽’이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출생·사망통계(잠정)’를 23일 발표했다. 한국인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 0.81명으로 2020년(0.84명)보다 0.03명 감소했다. 지난해 출생아는 26만500명으로 전년(27만2300명)보다 1만1800명 줄고, 사망자는 31만7800명으로 전년(30만5100명)에 비해 1만2700명 늘었다.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출생아가 가장 적고 사망자는 최다다. 인구는 5만7300명 자연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구감소가 더 빨라졌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출산율이 떨어지고 사망률은 높아졌다.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나온 통계청의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에서 올해 출산율이 0.73명, 2023년 0.68명, 2024년 0.65명, 2025년 0.61명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가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이 장기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출산율이 더 추락한다.

암울하기 짝이 없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와 급속한 노령화가 사회의 재앙을 가져오고 대한민국 공동체의 미래를 위협한다. 통계청은 향후 5년간 생산연령인구가 177만 명(-4.7%) 줄고, 학령인구(초등 -14.2%, 대학 -23.8%)도 크게 감소하며, 20대 남성인구(-30.8%)의 급감으로 국가안보의 근간인 병역자원이 심각하게 부족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인구 감소와 노령인구 증가로 경제성장이 후퇴하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노인복지 지출은 급증하는데 세금 내는 인구가 쪼그라든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정부재정이 버티기 어려워진다.

역대 정부는 1∼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통해 2006년부터 2020년까지 225조 원을 쏟아붓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수많은 대책을 내놓았지만, 백약이 무효다. 아이 낳으면 돈 준다는 근시안적 정책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출산은 청년 취업과 결혼, 주거, 육아, 교육 등 사회 전반의 환경과 제도가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다. 청년들의 좋은 일자리가 줄고, 집값이 치솟아 결혼해 살 집을 구하기 어렵다. 젊은 부부들은 육아·교육 부담에 미래의 불안으로 출산을 피한다.

정부는 다시 4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세제 및 금융 인센티브 강화, 경력단절 여성 복귀 지원과 고령자 고용연장, 외국인력 확충 등인데 인구감소를 멈추기에 역부족이다. 결국에는 경제의 성장궤도를 되찾아 청년들의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인구대책의 핵심이자 근본적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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